올해 대기업 취업 만만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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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정부가 나서 일자리창출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뚜렷한 회복세는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500대 기업들의 올한해 일자리도 줄어든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전재홍기자와 함께 500대 기업 취업기상도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500대 기업을 조사해본 결과는 사실 충격적이었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토록 정부에서 일자리창출을 외치고 있지만 기업들의 신규고용 계획이 글로벌경기침체가 극심했던 지난해보다 못하다는 조사는 사실 의외였습니다.
대한상의가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70%인 350개 회사가 응답했는데요.
응답사 가운데 올해 채용 계획을 확정한 회사는 73%인 256개사였습니다.
이들 회사의 채용 인원은 1만 6천 843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5.6%나 감소했습니다.
조사에 응답한 350개 기업 가운데 45%인 158개사는 채용 계획이 있다고 밝혔지만 10개 기업중 3개는 단 1명도 채용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나머지 27%, 94개사는 아직 채용 계획을 확정하지 못 했다고 답했습니다.
[앵커]
전재홍기자.
사실 경제지표들이 호전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우리경제의 회복세가 가장 빠르다는 소식도 솔솔 들리는데 그 어려웠던 지난해보다도 고용을 줄이겠다는 기업들, 왜 그런건가요?
[기자] 일단 고용지표라는 것이 경기가 좋아지면 그에 따라오는 후행지표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인데요.
뚜렷하게 경기 호전의 신호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기업들은 판단하고 있다고 생각해도 무리는 없어보입니다.
왜 고용계획이 예년보다 줄었는지 박재근 대한상공회의소 노사인력팀장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박재근 대한상의 노사인력팀장
"전반적으로 올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기업들은 채용 규모를 늘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고용이 경기를 후행하는 성격이 있고 기업이 경기회복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구체적으로 어떤 업종이 채용을 늘리는지 혹은 줄이는 지도 궁금한데요.
[기자]
가장 눈에 띄는 업종은 단연 건설업종입니다.
대부분의 업종이 지난해보다 채용 규모를 줄일 계획이지만 4대강 사업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이는 건설업종이 채용 규모를 26.9% 늘릴 계획이기 때문입니다.
또 석유화학도 4.8%, 금융도 0.5% 채용 규모를 늘릴 계획입니다.
하지만 섬유와 제지업종은 33.2% 줄일 계획이고 식음료 14%, 유통물류 10.2%씩 채용 규모를 줄일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일단 정책이슈가 있는 업종을 제외한다면 올해 주요 기업들의 대졸신입직원 채용규모는 지난해보다 다소 줄어들 것이라는 이야기인데요.
그래도 30대 기업들로 좁혀보면 채용을 조금 늘린다고요?
[기자]그렇습니다.
규모별로 최상위 30개사는 채용인원을 다소 늘릴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30대기업 중 조사에 응한 14개사의 올해 채용예정인원은 6천810명으로 이는 지난해 6천750명보다 0.9% 늘어난 것입니다.
매출규모가 클수록 직원수도 많기 때문에 매출 상위기업들의 채용동향도 중요하죠.
응답한 14개사의 채용예정인원만 봐도 500대기업 전체의 40%를 넘습니다.
인터뷰> 박재근 대한상의 노사인력팀장
"지난해 기업들이 어려운 가운데 구조조정을 최대한 자제해 경기회복기에도 쉽게 채용을 늘리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가능성은 남아있습니다"
말씀 들으셨다시피 경기가 좋아지면 연초 계획했던 채용계획을 하반기들어 수정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상위권 기업을 중심으로 채용인원을 당초 계획보다 확대한다면 고용시장이 살아날 가능성도 남아있습니다.
[앵커] 대기업들의 채용 감소 소식과 더불어 구직자들이 선호하는 공기업의 채용 전망도 터널 속이네요.
[기자]
공기업과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구직자들은 올해도 큰 기대를 걸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중앙부처 공무원 채용 규모가 지난해 3천200명에서 올해 2천514명으로 감소합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정부 조직개편과 정년 연장 등으로 신규 자리가 줄었지만 고용난을 감안해 지난해 실제 수요보다 많이 뽑았고 올해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습니다.
공공기관의 채용 사정은 지난해와 크게 다를 바 없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입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공기업 선진화 방안 등으로 신규 채용이 많이 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올해 신규 채용은 지난해와 비슷한 7천명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있으며 1만명을 넘던 예년 수준에는 못미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우선, 코레일, 신용보증기금, 한국공항공사 등은 올해 신규 채용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한국석유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감정원 등은 지난해와 비슷한 채용 규모를 유지하는 데 그칠 전망입니다.
아직 올해 채용 계획을 정하지 못한 곳은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한국주택금융공사, 자산관리공사, 한국전력,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마사회, 한국은행 등인데요.
그나마 숨통을 틔워줄 만한 곳이 정부의 '경영자율권 확대 시범기관'에 선정돼 인력 운용을 탄력적으로 할 수 있게 된 4개 공기업입니다.
이 가운데 가스공사는 100명을 채용하기로 확정했고 기업은행은 지난해보다 100명가량 늘린 300명을 상반기 중 뽑을 계획입니다.
새로 출범한 정책금융공사가 인력 확충을 위해 50명을 경력 채용 중인데 이어 하반기에 35명 안팎의 신규 채용을 계획했는데요.
지난해 채용이 없었던 기술보증기금과 코스콤은 1분기 중 30명과 10명가량의 신규 채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밖에 채용 확대를 기대해볼 수 있는 곳은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정도뿐입니다.
[앵커] 대기업과 공기업들의 채용동향을 전재홍기자와 이야기나눠봤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전재홍기자 jhjeo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