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육종학자 박효근 "전통작물과 GMO 서로 보완관계 돼야"

생명공학작물 전도사
"올해가 쇄국정치로 국치를 당한 지 100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런 일이 식품분야에서 재연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 육종학자에서 생명공학작물(GMO) 전도사로 변신한 박효근 크롭라이프코리아 대표(서울대 명예교수 · 69)는 "GMO는 지속가능한 농업 발전을 위한 중요한 R&D 기술"이라며 "곧 현실로 닥쳐올 식량위기에 대비해 GMO를 적극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 인구가 현재 68억명에서 2050년 91억명으로 늘 것"이라며 "그동안 전통 육종법의 발달과 재배면적 확대 덕분에 인류가 살아남았지만 앞으로는 GMO 도움 없이는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곡물 자급률은 26%에 불과한데,사료곡물을 전통 육종 곡물로 구입할 경우 생산원가가 크게 올라 그 부담이 축산농가와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GMO는 박테리아 유전자를 식물과 결합,획기적인 새 품종을 개발하는 원리다. 전통 육종법이 같은 종끼리만 교배해 우성인자를 찾아내는 한계를 뛰어넘은 것.박 대표는 "박테리아 유전자를 먹음으로써 인체와 환경에 유해할 것이란 근거 없는 오해가 널리 퍼져 있다"며 "그러나 세계에서 GMO 작물을 먹고 부작용이 생긴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지난 25년 동안 원예육종과 고추 전문가로 서울대 강단에 선 그는 "GMO가 생각보다 빨리 대중화되고 있다"며 "오래전부터 학생들에게 낮에는 전통 육종법을,밤에는 생명공학육종법을 공부하라고 강의했다"고 말했다. 전통육종과 생명공학육종은 상호보완적 관계이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 세계 농경지의 7%인 1억2500만ha에서 GMO가 자라고 있다"며 "한국이 국민소득 2만달러를 뛰어넘어 리더 국가가 되려면 GMO 분야도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