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인사이드] 약물 고백한 맥과이어도 '명예의 전당'?

최근 미국프로야구계가 마크 맥과이어의 명예의 전당 입회 여부로 시끄럽다. 그는 선수 시절 약물을 복용했다고 고백했고 이에 대해 여론은 양분됐다.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마무리 투수였던 구스 고시지는 "정직한 선수들만 오를 수 있는 명예의 전당에 맥과이어는 절대 들어갈 수 없다"며 강력히 비난했다. 반면 '약물 홈런왕' 배리 본즈(762개) 다음으로 가장 많은 개인 통산 홈런(755개)을 기록해 진정한 홈런왕으로 불리는 행크 아론은 "그가 명예의 전당에 가는 길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며 맥과이어를 두둔했다. 명예의 전당이 무엇이기에 이렇게 말들이 많은 것일까. 사실 명예의 전당은 상술에서 시작됐다. 명예의 전당 시초인 미국 프로야구 명예의 전당은 1936년 뉴욕주의 쿠퍼스타운에 마련됐는데,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관광상품이었다. 왕년의 스타들을 명예의 전당에 올렸고 이들이 쓰던 배트,글러브 등으로 야구박물관을 만들었다. 이 기획상품은 '대박'을 터뜨려 해마다 수만명이 쿠퍼스타운을 찾고 있다. 이에 자극받아 프로골프(1951년),프로농구(1959년),프로미식축구(1963년) 등도 속속 명예의 전당을 세웠다.

물론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선수 개인에게는 '가문의 영광'이다. 그만큼 입회 과정이 까다롭다. 미국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서는 10년 이상 선수생활을 해야 하고 은퇴한 지 5년이 지나야 한다. 미국야구기자협회가 해마다 투표를 하는데 75% 이상 득표해야 명예의 전당에 입회할 수 있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는 18명으로 구성된 '선발위원회'가 후보를 추천하고 비밀 투표를 통해 75% 이상 득표하면 곧바로 명예의 전당에 오른다. 농구 명예의 전당은 미국프로농구,미국여자프로농구,스태프(코치 심판),국제선수 등 네 분야에서 선발하는데 명예위원회에서 75% 이상 득표해야 입회할 수 있다. 미국프로풋볼 명예의 전당에 입회하기 위해서는 팬들의 투표로 후보자 명단에 오른 다음 선발위원회로부터 80%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골프 명예의 전당 자격이 제일 까다롭다. 남자는 40세 이상으로 미국PGA투어에서 적어도 10년간 뛰면서 10승 또는 메이저대회 2승을 거둬야 한다. 여자는 미국LPGA투어에서 10년 이상 뛰면서 메이저 우승이 있어야 한다. 2007년 박세리가 한국인 최초와 역대 최연소로 명예의 전당에 입회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