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의 섬' 아이티] "폭동 공포에 車속서 에어컨 끄고 숨죽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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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워치 - 한인 김성경씨 숨막힌 탈출기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 인근 카르프 지역에서 발전설비를 점검하던 김성경씨(27)는 14일 "강진이 아이티를 덮친 순간 발전소 사무실에 있었다"며 "건물이 심하게 흔들려 밖으로 나올 엄두를 못냈다"고 말했다. 도미니카공화국에 본사를 둔 발전업체 ESD의 직원으로 5년째 본사에서 일하다 강진 이틀 전에 아이티에 들어온 김씨는 "최초 지진 후 수차례 진동이 계속됐다"며 "너무 두려워 말로 표현할 수도 없을 정도였다"고 공포의 순간을 회상했다.
진동이 멈추자 김씨는 먼저 동료를 수소문했고 다행히 자신까지 6명 전원이 무사하다는 소식을 접했다. 김씨는 "조만간 폭동이 일어날 것 같아 모두들 다음날(13일) 아침 바로 움직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행기 이착륙이 불가능해 하늘길은 일찌감치 포기했다. 김씨는 "차 밖으로 나갈 생각은 하지도 못하고 혹시나 테러를 당할까 에어컨까지 끄고 숨을 죽였다"고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결국 김씨 일행은 2대의 오토바이를 이용해 다른 교민들과 합류,모두 17명이 따로 마련한 도미니카행 차량에 몸을 실었고 탈출에 성공했다.
/도미니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