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내민 北…남북 '화해무드'로 가나

정부 "北 우리 요구조건 수용한 듯"
북한이 14일 금강산 · 개성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접촉을 우리 측에 공식 제안해 오면서 경색된 남북관계에 화해무드가 조성되고 있다. 북한은 앞서 지난해 말 있었던 남북 해외공단 공동시찰에 대한 평가회의를 오는 19일 갖자고 제안했다.

북한의 유화제스처는 올해 신년공동사설에서도 이미 예고됐다. 북한은 신년 사설에서 "2010년은 6 · 15 북남공동선언 10돌이 되는 해"라며 "남조선 당국은 북남대화와 관계개선의 길로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또 비핵화 문제에 대해 "대화와 협상을 통해 조선반도의 평화체제를 마련하고 비핵화를 실현하려는 우리의 입장은 일관된다"고 했다. 북측의 회담 제의에 우리 정부는 여전히 신중한 모습이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측으로부터 금강산관광 등에 대한 실무접촉 제의를 받았기 때문에 검토 중이며,검토가 끝난 뒤 정부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북측이 금강산 · 개성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접촉을 제안한 직후 밝혔던 입장 그대로다. 이 같은 정부의 신중모드는 비핵화의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금강산 · 개성관광 재개의 대가로 현물 · 현금 등 대북지원은 어렵다는 정부의 현 대북정책기조와 맞닿아 있다.

그러나 대북 관련 주무부처 안팎에서는 남북대화 모멘텀 유지 차원에서 북한의 제안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부 당국자는 "최근 북한은 남측과 물밑접촉을 통해 우리 정부가 요구하는 피살 관광객의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약속,신변안전보장 제도화 등 '3대 조건'을 수용할 수 있다는 뜻을 알려온 것으로 안다"며 "남북정상회담으로 가는 길에 '큰 걸림돌'이었던 금강산 · 개성관광 재개 문제를 어떻게든 풀려고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오는 19일 해외공동시찰단 평가회의와 26~27일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접촉 결과가 향후 남북정상회담 시기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