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경제 '과열 경보' 잇따라

자산버블·인플레 압력 커져
WEF "급격한 조정 가능성"
중국 경기 과열에 대한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14일 '글로벌 리스크 2010' 보고서에서 중국 경제가 올해 6% 이하로 둔화돼 경착륙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세계 자본시장과 원자재시장에 큰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중국 경제가 과도한 대출로 자산 거품과 인플레 압력이 형성되면서 과열되고 있으며,이는 급격한 조정 리스크를 동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상하이와 베이징 같은 대도시의 주택가격이 지난해에만 60% 오른 것을 과열 사례로 들었다. 파이낸셜타임스도 15일 중국의 지난해 12월 부동산 가격이 전년 동기보다 7.8% 올라 1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며 부동산 버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중국이 은행 지급준비율을 19개월 만에 인상하는 과열 억제조치를 내놓고 있지만 정책 실기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원로 경제학자 마오위시 톈저경제연구소 이사장도 중국 부동산 버블이 향후 2~3년간 해소되는 연착륙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이럴 가능성은 낮고 붕괴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의 허판 연구원은 "정부가 자산 거품과 인플레를 피하려면 통화량 억제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과도하게 느슨한 통화정책'이 지속될 경우 올해 중국 경제는 성장률이 16%에 이를 정도로 과열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1년 미국의 에너지기업 엔론의 파산을 미리 예측해 막대한 부를 챙긴 '공매도의 제왕' 제임스 채노스도 "중국의 부동산 거품은 두바이보다 1000배 이상 심각하다"며 "과도한 대출로 과잉 부양된 중국 경제는 붕괴를 향해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지난해 은행들의 신규대출이 10조위안(약 1700조원)으로 전년의 두 배 이상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새해 들어서도 첫주에 6000억위안(102조원)이 신규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은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작년 4분기 중국 성장률이 10.9%에 이른 것으로 추정됐다고 보도했다. 골드만삭스는 11.5%,메릴린치는 11.2%,모건스탠리는 11.0%의 추정치를 제시했다.

한편 WEF는 중국의 경착륙 리스크 외에도 △추가적인 자산가격 하락 △재정위기 △글로벌 거버넌스갭(리더십 부족) △만성질환 △인프라투자 부족 등을 올해 세계경제의 주요 리스크로 꼽았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