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아프간 대통령궁까지 자살폭탄 공격

정부기관 동시다발 테러…5명 사망
탈레반이 18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시내 중심가에서 자살폭탄 테러범을 동원한 동시다발 공격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은 "탈레반 자살폭탄 테러범들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궁 인근 지역을 비롯해 카불 시내 중심지에서 폭탄 테러 및 총격전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시내 곳곳에선 폭발과 함께 무장괴한과 경찰 및 보안군 간에 총격전이 3시간 이상 이어졌다. 아프간 정부 집계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최소 5명이 숨졌고 38명이 부상했다. 특히 자살폭탄 조끼를 장착한 괴한들이 카불 시내 쇼핑몰과 은행 등을 장악한 채 정부군 및 경찰과 오랜시간 대치했던 만큼 인명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보안군 관리의 발언을 인용,"쇼핑센터와 은행 등에 최소 10명의 자살폭탄 테러범이 침투했다"며 "보안군 200여명이 급파돼 진압에 나섰다"고 전했다.

공격이 시작될 당시 대통령궁에서 신임 장관 임명식을 거행하고 있던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적들은 카불 시민들에게 공포감을 확산시키고자 했지만 이제 상황이 정리됐다"고 발표했다.

탈레반은 이날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AFP통신과 전화통화에서 "오늘 공격은 탈레반이 실행했다"며 "목표는 대통령궁과 재무부,법무부,광산부와 중앙은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명의 우리 자살 공격 대원들이 카불 시내에서 싸움을 했다"며 "이 가운데 1명은 대통령궁 출입구에서 폭탄을 터뜨렸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공격은 정부청사를 표적으로 삼았던 지난해 2월 대규모 동시다발 테러 이후 최대 규모다. 당시 탈레반은 리처드 홀브룩 미 아프간 · 파키스탄 특사의 방문을 하루 앞두고 8명의 테러범을 보내 카불 시내에 있는 법무부와 교육부 교도국 청사를 공격,26명의 사망자와 50여명의 부상자를 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