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 "글로벌 철강기업 되겠다" 첫걸음

加업체서 철광석 1000만t 확보

"SK네트웍스가 글로벌 철강업체가 된다고 상상해 보세요. " 취임 직후인 작년 초,이창규 SK네트웍스 사장은 임원 회의에서 흥미로운 말을 꺼냈다. 전문적인 조강 작업만 빼고 철광석 개발에서부터 가공,운반,트레이딩 등 철(鐵)에 관한 모든 '밸류 체인'을 장악하자는 제안이었다. 이 사장의 머릿속엔 자동차 등 제조업이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인도에 팔면 짭짤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계산이 섰다.

종합상사 SK네트웍스가 20일 이 같은 꿈을 실현시키기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캐나다 자원개발업체인 CLM사와 앞으로 10년간 철광석 1000만t을 공급받기로 하고,장기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약 600만대의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 규모다. 포스코 같은 철강 전문업체 외에 이만큼 많은 철광석을 확보하기는 처음이다. SK네트웍스는 매년 100만t씩 CLM사가 인도,호주,브라질 광산에서 채굴한 철광석을 공급받게 된다. CLM사는 글로벌 '톱 10'에 속하는 대형 자원개발업체다. 조광현 SK네트웍스 철광석 담당 상무는 "이번 계약으로 연간 500만달러의 이익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SK네트웍스의 사업 전략은 철의 유통 과정 각 단계에서 이익을 창출하자는 것이다. 포스코 등 전문 제철업체에 원석 형태의 철광석을 판매하는 게 첫 번째 단계다. 조 부장은 "이번에 확보한 고품위 철광석(철 함유량이 높은 철광석)과 인도산 저품위 철광석을 가공 공장에서 적절하게 섞어 중국 제철소에도 판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완제품의 유통 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예컨대 포스코에 철광석을 공급한 다음,열연코일 형태의 제품을 되사들여 이를 가공공장에서 최종 수요자가 원하는 크기로 가공해 납품하는 식이다. 이를 위해 SK네트웍스는 2007년 포스코와 합작해 중국 저장성 핑후시에 연간 14만t의 철강 제품을 가공할 수 있는 공장을 세웠다. 이 공장에선 코일 형태의 철강 제품을 최종 수요처가 원하는 크기에 맞게 절단하는 작업을 한다.

철강 제품을 가공하는 이런 센터가 중국에만 3개다. 터키,시드니,뉴질랜드에도 1개씩의 철강 가공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SK해운과의 제휴를 통해 물류도 직접 담당할 계획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