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PC 양산 "정치인 홈페이지가 문제야"

5년간 피해 108건…보안 취약
최근 유명 정치인들이 운영하는 인터넷 홈페이지가 해커의 표적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 사이트가 본의 아니게 좀비PC를 양산하는 '숙주'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2005년부터 최근까지 국회의원 등 정치권 인사의 홈페이지 해킹 피해 건수는 총 108건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홈페이지에 악성코드를 심기 위한 해킹건수가 99건,홈페이지 변조가 9건이었다. 2005년 2건에서 2007년에는 22건으로 늘었고 촛불시위로 온 나라를 달궜던 2008년에는 46건으로 급증했다. 작년에도 27건이나 됐다. 정치인 웹사이트 해킹은 고급 정보를 빼내가기 위한 의도보다는 정치 불만을 표출하기 위한 것으로 파악된다. 2008년 6월1일 한나라당 홈페이지가 순식간에 한 해커에게 무방비로 뚫려 이명박 대통령의 어린 시절을 풍자한 목각인형 사진과 고양이 사진으로 도배됐다. 김희정 한국인터넷진흥원장은 "정치인 홈페이지는 보안 수준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악성코드가 숨겨져 있는 정치인 사이트를 방문했다가 좀비PC가 될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