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만원대 보청기도 품질 '불량'

시중 유통되는 보청기 4개 중 1개는 '품질 불량'으로 나타났다. 이 중 판매가격이 120만원대에 달하는 고가 제품도 포함됐다.

소비자시민모임은 식품의약품안전청과 함께 지난해 10월부터 이달 12일까지 시판 보청기 제품 15개를 대상으로 품질 검사를 실시한 결과, 4개 제품(26.7%)이 '품질 부적합'으로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한국전기전자시험연구원과 한국산업기술시험원에서 실시한 품질 검사 결과, '부적합' 판정을 받은 보청기 4개 제품은 수입품 2개, 국내 제조품 2개로 나타났다.

수입품은 젠텍인터내셔날이 수입한 'UP-64XX'(35만6850원), 태양메디텍의 'Electone Tango 2SP'(48만원)이다. 국산품은 포낙코리아가 제조한 'Una HS'(126만원), 세기스타가 만든 'SG P2'(125만원)로 조사됐다. 특히 국산제품 두 개는 판매가격이 120만원이 넘는 고가임에도 품질 불량 판정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문제의 제품들은 스피커의 주파수 범위가 정상범위를 벗어나 소리가 울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적합 제품을 사용할 경우 소리가 작아지거나 변형돼 들릴 수 있다는 게 소시모의 설명이다.식약청은 이들 4개 제품에 대해 시정조치하고 행정처분과 회수조치를 내릴 계획이다.

이밖에 보청기 1개 제품은 부실한 기술문서를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고, 다른 1개 제품은 '무허가' 제품으로 밝혀졌다. 문제의 제품은 각각 '지멘스'가 수입한 '172N'과 '레드울프'가 만든 'F-138'이다.

소시모는 "동일 제품임에도 판매가격이 판매장소에 따라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며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련 기관은 보청기 유통시장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인터넷 판매가격의 적정성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또 소시모는 "일부 인터넷쇼핑몰에서 판매하는 보청기는 '청력측정검사를 한다'는 설명을 소비자에게 제공하지 않고 있다"며 "소비자는 보청기 구입시 반드시 청력측정검사 진행 여부를 확인하고 구매할 것"을 당부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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