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대 "국내 약국 효시 '미국약방'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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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뿌리…설립정신 알리려 의료선교 활동 강화"약학대학 신설을 추진 중인 계명대가 대학 설립의 뿌리가 된 '미국약방'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다. 의료 선교 등 해외 봉사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계명대가 대학 설립 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 약학대학의 뿌리찾기에 나선 것.
약학 국제 전문인력양성 목표로 대대적 투자 나서
미국약방은 미국인 선교사 우드브리지 존슨이 1899년 대구 약전골목에 세운 약국이다. 존슨은 같은 해 제중원(濟衆院)이란 이름의 조그만 서구식 진료소로 바꿨고,영남지역 최초로 서양의학을 도입한 의료기관으로 거듭났다. 최근 SBS 드라마로 방영 중인 '제중원'은 서울에 세워진 것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대한제국 당시에는 서양인 선교사들에 의해 제중원이 국내 곳곳에 만들어졌다. 대구 제중원은 이후 대구동산기독병원으로 바뀌었고,1980년 학교법인 계명기독대학과 합병하면서 계명대 부속 동산병원으로 재출발했다. 이 같은 이유로 계명대는 미국약방을 뿌리로 삼고 있다. 국내 최초의 약국에 대해서는 한말 약제관이던 유세환이 한일병합으로 관직을 잃자 서울 종로3가에 차렸다는 '인수당약방' 등 여러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계명대는 미국약방을 최초의 약국으로 부르고 있다. 계명대는 또 문화재로 지정받은 당시 건물에 의료선교박물관을 개관해 학교 설립 정신을 기리고 있다. 계명대 관계자는 21일 "미국약방 설립 110주년을 맞아 의료 선교 등 학교의 설립 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한 캠페인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계명대는 올해 네팔 카자흐스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중국 아프리카 등 세계 각국에 대한 의료 선교와 구호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전 교직원의 봉급 1%를 떼어 벌이고 있는 '사랑나누기' 운동도 한층 가속화하기로 했다.
계명대는 또 설립 정신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와 국가를 위해 사명을 수행할 수 있는 약학 국제 전문인력 양성을 목표로 대대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약학대 설립과 운영기금으로 사용하기 위해 기금 1000억원을 30여년간 꾸준히 모았으며,인터불고그룹 권영호 회장이 기증한 경북 칠곡군 소재 200억원대 토지는 약용식물원으로 활용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성서캠퍼스에는 의과대학(연면적 2만965㎡),간호대학(6348㎡),의과학연구동(2536㎡)과 더불어 지하 4층,지상 20층,1033병상 규모의 새동산의료원까지 이전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신일희 계명대 총장은 "계명대의 출발이 약학인 만큼 학교 자존심을 걸고 약대를 유치해 국내 약학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