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中 훈풍 타고 2009년 9월 전고점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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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4분기 GDP 증가 소식에 '전약후강' 1722P
삼성전자 외국인 매수에 또 최고가 경신
코스피지수가 1720선으로 올라서며 지난해 9월의 전 고점(1718.88)을 뛰어넘었다. 글로벌 긴축정책 확산 우려에 장 초반 약세를 면치 못했지만 중국의 작년 4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투자심리가 되살아났다.
눈치보기를 하던 외국인이 오후 들어 매수 규모를 확대하면서 코스피지수를 끌어올렸다. 전문가들은 전 고점을 돌파한 국내 증시가 당분간은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추가 상승을 위한 에너지 축적 과정을 거칠 것으로 내다봤다. ◆코스피 1년7개월 만의 최고치
코스피지수는 21일 7.63포인트(0.45%) 오른 1722.01로 마감됐다. 이날 종가는 2008년 6월20일(1731.00) 이후 1년7개월 만의 최고가다.
밤 사이 뉴욕 증시가 1% 넘게 하락했다는 소식에 약세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개장 직후 1695.18까지 밀려났다. 하지만 오전에 발표된 중국의 작년 4분기 GDP 성장률이 10.7%로 세 분기 연속 증가세를 나타내면서 관망세를 보이던 외국인이 매수세로 반전, 코스피지수 방향을 오름세로 돌려놨다. 외국인은 마감 동시호가에만 700억원 넘게 사들이는 등 이날 하루 동안 159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도 5890억원을 사들이면서 프로그램은 9거래일 만에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정보기술(IT)주에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삼성전자가 85만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다시 썼다. 하이닉스가 작년 4분기 실적 호조에 힘입어 나흘 만에 반등했고 LG디스플레이도 5% 가까이 급등했다.
반면 한국전력(-1.32%)과 두산중공업(-0.64%) 두산(-4.08%) 등 그간 강세를 보였던 원전 관련주들은 차익 실현 매물에 일제히 하락했다. 포스코가 61만5000원으로 1.13% 밀려나는 등 일부 중국 관련주도 약세를 나타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전날 은행들에 대한 대출 규제로 불거졌던 통화 긴축 우려를 스스로 잠재웠다"고 진단했다. 물가가 크게 오르고 산업생산이 둔화됐지만 소비증가율 등은 여전히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이머징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에 더 큰 점수를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의 물가 상승은 폭설에 따른 식료품 가격 상승 등 일시적인 원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성장세가 지속되는 한 물가 상승 등은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증시 눈치보기 이어질 듯코스피지수가 전 고점 돌파에 성공했지만 '출구전략'에 대한 경계심은 지속될 것이란 지적이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일부 중국 관련주들이 약세를 면치 못하는 등 중국발 통화 긴축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면서 "일각에서는 단기간 내 지급준비율 추가 인상 등의 후속 조치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 팀장은 "코스피지수가 종가를 점차 높여가고 있지만 장중 변동성 역시 확대되는 모습"이라며 "국내 기업들의 작년 4분기 실적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대부분 주가에 반영돼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고점 돌파 이후 쉬어가는 계단식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긴축정책으로의 전환 우려 사이에서 투자심리가 오락가락하고 있어 변동성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김 팀장은 "중국이 긴축에 나서더라도 이는 과잉 투자와 자산가격의 버블을 사전에 막기 위한 조치라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국내 증시에는 오히려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국내 역시 실질적으로 금리 인상이 이루어질 시점이 점차 늦춰지고 있어 지나친 경계심은 버릴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