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인사이드] 男, 용병출전 제한 '김 새고'…女 공격시간 줄여 '불 붙고'

● 농구 男低女高
최근 국내 프로농구가 '남저여고(男低女高)'의 엇갈린 점수분포도를 그리고 있다. 남자 프로농구는 4라운드 이후 팀당 평균 득점이 76.3점에 불과해 지난해 같은 시기(81.7점)에 비해 5.4점이나 떨어졌다. 지난 14일 안양 KT&G와 인천 전자랜드전은 52-57을 기록해 국내 프로농구 역대 최소 득점(109점) 경기라는 불명예를 낳았다. 반면 여자 프로농구는 현재 팀당 평균 70.38점을 올려 지난 시즌 평균 득점(65.94점)보다 4.44점이나 올랐다. 남자농구는 '핸드볼 점수'라는 비아냥까지 들으며 득점 기근에 시달리고,여자농구 코트는 더욱 뜨거위진 이유는 무엇일까.

남자 프로농구의 공격력이 뚝 떨어진 가장 큰 요인은 용병 출전 제한이다. 이번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가 1명밖에 뛰지 못한다. 예전처럼 최대 2명의 용병이 뛸 경우 1명당 20대 득점 기록이 쉽게 나왔지만 올 시즌부터 용병 1명만 뛰면서 공 · 수 부담이 가중돼 외국인 선수조차도 20점대 득점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무리한 경기 일정도 경기 수준을 떨어트리고 있다. 6라운드 54경기 체제로 운영되는 남자 프로농구 리그는 이번 시즌에 야구,축구 등 경쟁 프로 스포츠 개막,포스트 시즌 일정과 겹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정규 시즌 일정을 3주 가까이 줄여 예전보다 빡빡해졌다. 이틀 연속 경기도 있고 13일간 최대 일곱 경기를 치르는 경우도 많다. 선수들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여자농구는 남자농구와 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 지난해까지 50점대 경기는 흔히 볼 수 있고 심지어 40점대 경기도 심심치 않게 나왔던 여자 프로농구가 이번 시즌에는 공격 농구로 탈바꿈했다. 화끈한 경기를 위해 경기 규정을 바꾼 것이 주효했다. 특히 공격 리바운드를 잡은 팀에 주는 공격 제한시간을 줄인 게 득점에 불을 질렀다. 지난 시즌까지는 공격 리바운드를 잡으면 다시 24초의 공격 시간을 줬지만 이번 시즌부터는 공격 리바운드를 잡는 순간,남은 시간이 14초 이상이면 그 시간만 공격할 수 있고 14초 미만에 리바운드를 따내면 14초만 받는다. 즉 공격 시간이 짧아져 더 많은 공격 기회를 갖게 된 것.작전 타임 직후 상대 코트에서 공격을 시작하게 한 것도 공격 기회를 늘렸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