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보험사 설립 족쇄 풀린다

금융위 "구조조정 마무리 됐다"
기업ㆍSC금융 등 행보 빨라질 듯
금융위원회가 신규 보험사 설립을 허용해줄 방침이다. 그동안 보험업계의 원활한 인수 · 합병(M&A)을 위해 설립 인가를 내주지 않겠다는 입장이었으나 금호생명 매각이 마무리되면서 추가적인 구조조정 필요성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24일 "산업은행 사모펀드(PE)가 금호생명을 인수함에 따라 모든 보험사의 지급여력이 적정한 수준으로 올라섰기 때문에 구조조정 필요성이 있는 보험사가 사라졌다"며 "앞으로 단종 업무를 취급하는 보험사뿐만 아니라 종합보험사도 사업계획을 검토해서 인가를 내주겠다"고 밝혔다. 2008년 9월 금융위기가 터진 뒤 금호생명 등 일부 보험사들의 지급여력비율이 급락하자 금융위는 M&A 촉진 등을 위해 "신설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기업은행과 SC금융지주,독일 에르고 등이 금호생명과 녹십자생명,동부생명 등을 대상으로 인수를 타진해왔다.

금융위가 보험사 신설을 허용키로 함에 따라 기업은행 등은 새로운 보험사 설립에 나서거나 검토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자본금 900억원 규모의 연금 전문 보험사를 신설하겠다는 예비허가신청서를 지난 20일 금융위에 제출했다. IBK연금보험은 금융당국의 허가 등을 거쳐 올해 하반기쯤 설립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SC금융지주도 신규 설립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SC금융지주는 그동안 해외에서도 보험사를 경영한 경험이 없어 중 · 대형 보험사를 인수하는 데 부담을 느껴왔다. 방카슈랑스 전문 소형 보험사를 설립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에르고는 종합보험사 설립 가능성이 있다. 요흔 메서머 에르고 인터내셔널 회장은 지난해 6월 "한국 생명 시장에 장기적 관점에서 10억유로(1조8000억원) 수준의 추가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에르고는 세계적 보험그룹인 뮌헨리그룹이 지분 95%를 보유하고 있고,세계 30여개국에 진출한 글로벌 보험기업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