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아부다비 결의'… 글로벌 톱 20 시동

김중겸 사장 등 경영진 총출동
현지 전략회의…글로벌 톱20 시동
아프리카ㆍ중앙亞 까지 영역 넓혀
현대건설이 해외건설 수주에 다걸기를 하고 있다. 지난해 200억달러 규모의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소 공사 컨소시엄 수주에 참여했던 현대건설은 올해 해외건설 수주 목표를 지난해보다 2.6배 늘려잡고 해외지사를 신규 설립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오는 29일 중동 현지에서 해외사업 전략회의를 연다. 김중겸 현대건설 사장의 글로벌 현장 경영을 본격적으로 알리는 행사다. UAE의 아부다비 지사에서 열리는 이날 회의에는 김 사장을 포함한 본부장,실장 등 본사 경영진 26명과 중동 8개 지사와 20곳 현장 책임자 등 총 86명이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는 본사 13개 본부의 해외사업 경쟁력 제고 방안과 각 지사의 수주전략이 발표될 예정이다. 현대건설이 아부다비에서 전략회의를 여는 데는 큰 의미가 있다. 아부다비는 원전 공사를 수주했던 UAE의 수도인 데다 두바이의 위기를 감지해 지사를 옮긴 곳이다. 김 사장은 원전 부지를 돌아보면서 전 세계 원전 수주시장에 적극 뛰어들겠다는 의지를 밝힐 예정이다. 또 UAE에서 올해 발주 예정인 18개 패키지에 122억달러 규모의 플랜트 공사에 거의 입찰할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해외건설 수주 목표도 지난해(45억달러)보다 무려 2.6배 늘어난 120억달러로 정했다. 이를 위해 현대건설은 중동 중심의 시장에서 범위를 넓혀 북아프리카의 알제리와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에 지사를 설립하고 신규 사업 발굴에 나섰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도 올해 안에 지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각 지사장들이 전략회의에서 발표할 수주 목표액을 더할 경우 120억달러가 넘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지역의 수주도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건설의 올해 해외 매출 비중도 국내 매출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1970년대 중동건설 붐 이후 처음이다. 현대건설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10조원으로 사상 최고치에 달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해외 매출액은 5조1000억원으로 국내 매출액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총 매출액은 9조3000억원,해외매출은 4조6000억원을 약간 밑돌 것으로 추정된다.

김 사장은 지난 23일 출국,오는 30일까지 중동지역에 머물면서 직접 현장을 챙긴다. 24일 카타르 발전담수공사 현장과 라스라판 산업단지 내 GTL-5(천연가스액화저장시설) 현장을 방문하는 것을 시작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UAE 등지의 플랜트 · 토목 현장과 원전 부지 등을 찾아 공사 진행 상황을 점검한다. 또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을 비롯해 쿠웨이트 국영석유회사,UAE 원전공사 등 발주처 관계자들을 만나 협력관계를 다질 예정이다.

김 사장은 지난해 3월 취임한 이후 1년도 안된 기간에 모두 10차례에 걸쳐 총 24개국을 방문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 국내 시공능력평가 1위의 자리를 되찾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올해는 해외에서 승부를 걸기로 했다"며 "2015년까지 세계 20위 건설회사로 진입하겠다는 '글로벌 톱 20' 비전 달성을 위해 해외현장 경영을 가속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