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계 영향력, 저축은행>시중은행

토마토·삼화 이어 현대스위스·파랑새도 대회주최
선수 스폰서 계약 나서, 신환·외환 등 시중은행은 주춤
골프계에 저축은행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저축은행들이 주요 선수의 메인스폰서 계약,골프대회 개최 등에 나서면서 소리 없는 '골프 전쟁'을 치르고 있다. 게다가 현대스위스 솔로몬 등 '뉴 페이스'의 등장으로 저축은행의 골프업계 장악력이 한층 커지게 됐다. 몇 년간 골프계를 쥐락펴락해온 하나금융 등 시중은행이 답보상태인 것과 대조를 이룬다.

올 들어 저축은행들의 우수 선수 확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모중경(39) · 이인우(38) 등 6명의 남자 선수와 미LPGA 투어에서 활약한 임성아(26) · 최혜정(26) 등 5명의 여자 선수로 구성된 프로구단을 오는 3월 창단한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골프와 거리를 두어왔던 솔로몬저축은행이 향후 선수 후원, 대회 개최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토마토저축은행과 삼화저축은행은 선수 보강에 주력했다. 이승호(24) · 황인춘(36) · 공영준(52) 등이 소속된 토마토저축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김형태(37) · 류현우(29) 등 남자 선수와 함께 여자 선수로는 처음 조윤희(27)를 영입했다. KPGA투어 토마토저축은행오픈을 열고 있는 토마토저축은행은 여자 선수 한두 명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다. 삼화저축은행은 강경남(26) · 김대섭(29) · 정혜진(23) 등을 보유한 '스타군단'이다. 올 시즌 루키 중 '대어'로 꼽히는 이정민(18)을 지난해 영입했다.

대회 개최에 비중을 둔 저축은행도 적지 않다. 제일저축은행은 여자프로골프단의 매치플레이대회를 후원 중이며,에이스저축은행은 계열사인 몽베르CC와 함께 KPGA투어 몽베르오픈을 개최하고,파랑새저축은행도 올 시즌 KPGA 2부투어를 주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저축은행도 여자대회 개최를 검토 중이다. 반면 시중은행들은 주춤한 상황이다. 하나금융은 올 시즌 10월께 열리는 미LPGA투어를 단독으로 개최하는 대신 지난해까지 코오롱과 손잡고 열었던 한국오픈에서 손을 뗀다. 신한금융의 경우 신한은행이 주관해왔던 골프 관련 사업을 지주회사인 신한금융지주가 맡기로 했으나 아직 구체적인 사업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 국민은행은 KB스타투어를 개최하고,외환은행은 KEB인비테이셔널을 유지하는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고객들이 즐기는 골프를 최고의 '마케팅 수단'으로 여기는 분위기"라며 "일반인에게 저축은행이 성장하는 금융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