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조사 오자와 "깨끗하다니까"

용의자 신분 4시간반 추궁
일본 민주당 정권의 최고 실력자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간사장이 불법 정치자금 의혹과 관련해 23일 용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도쿄지방검찰청 특수부는 23일 오후 2시부터 약 4시간반 동안 도쿄 뉴오타니 호텔에서 오자와 간사장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했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오자와 간사장의 정치자금 관리단체인 리쿠잔카이가 2004년 10월 도쿄 시내에서 3억4000만엔짜리 토지를 구입했을 당시 오자와 간사장이 빌려준 4억엔의 출처가 어디인지,이 자금이 장부에 기재되지 않았던 사실을 사전에 알았는지 등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오자와 간사장은 이날 저녁 기자회견에서 "나는 뇌물을 일절 받은 적이 없고 토지 구매대금이 장부에서 누락됐다는 사실도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용의자 신분으로 수사받은 것에 대해선 "검찰로부터 묵비권이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묵비권을 전혀 행사하지 않고 내가 할 말을 다 했다"며 "검찰과 싸우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공정한 수사라면 앞으로도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는 지난 22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오자와 간사장을 동지로서 믿는다는 것과 이치렌타쿠쇼(一蓮托生 · 일련탁생)는 별개"라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이치렌타쿠쇼는 불교에서 '죽은 뒤 극락정토에서 같은 연꽃에 태어난다'는 의미로 운명 공동체를 뜻한다. 하토야마 총리가 이같이 말한 건 만약 오자와 간사장의 형사처벌 사태가 발생할 경우 총리 자신까지 정치적 책임을 질 필요는 없다는 속내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