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트 '질주'…검색 판도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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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맨틱 검색 상용화후 점유율 2배 상승네이버가 주도해 온 국내 인터넷 검색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1강-1중' 구도를 형성해 온 네이버와 다음의 틈바구니를 뚫고 네이트가 급부상하고 있어서다.
2위 '다음' 맹추격
25일 인터넷 조사 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작년 12월 검색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64.3%),다음(20.5%)에 이어 네이트가 9.4%로 3위를 차지했다. 2위 다음과는 아직 격차가 크지만 월간 기준으로 네이트의 검색 점유율이 9%대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네이트 검색이 주목받는 이유는 가파른 성장 속도다. 작년 8월 네이트의 검색 점유율은 3.9%에 그쳤으나 불과 4개월 만에 2배 이상 높아졌다. 작년 9월 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시맨틱 검색 덕분이다. 검색엔진이 문장의 의미를 분석해 주제별로 결과를 분류해 주는 시맨틱 검색은 사용자에게 빠르고 정확하게 궁금한 점을 찾아주는 차세대 검색 기술로 꼽힌다.
네이트는 작년 초부터 기술로 네이버의 아성을 뛰어넘겠다며 시맨틱 검색,멀티미디어 검색 등 차세대 검색 기술을 시험하는 검색연구소라는 서비스를 운영해 왔다. 코리안클릭 관계자는 "작년 상반기만 해도 야후 구글 등과 함께 2~3%의 점유율에 머물던 것을 감안하면 네이트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네이버와 다음의 점유율은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초까지 70%를 웃돌던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은 작년 3월 69.5%로 떨어지더니 줄곧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작년 12월에는 64.3%로 밀렸다. 정확한 검색어를 모르더라도 여러 가지 조건으로 범위를 좁혀가며 정보를 탐색할 수 있는 '스마트파인더' 등의 서비스를 내놓았으나 점유율 하락세를 반전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다음도 마찬가지다. '스마트 앤서' 같은 지능형 검색과 카페 블로그 등에 쌓인 정보를 찾아주는 버티컬 검색을 앞세워 작년 9월 검색 점유율을 23.6%까지 높였으나 10월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업계의 관심은 네이트의 상승세 지속 여부다. 네이트를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는 올해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 웹문서 검색에 한정했던 시맨틱 검색 적용 범위를 음악 스포츠 영화 지역 취미 쇼핑 등의 분야로 확대하고 있어 파괴력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SK커뮤니케이션즈 관계자는 "올 연말께는 다음과 네이트가 각각 검색 점유율 15~20% 안팎에서 2위 다툼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반면 다음은 스마트 앤서 등 지능형 검색을 강화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스마트 앤서는 검색 이용자가 원하는 검색 결과를 단 한 번의 키워드 입력만으로 찾아주는 서비스다. 예컨대 '이효리 생일'을 검색하면 검색 결과 상단에 생년월일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