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끝없는 영토확장

편의점 바이더웨이 2740억에 인수
GS백화점·마트까지 군침
올해 유통업계에서 GS백화점 · 마트와 함께 양대 매물로 꼽혔던 편의점업체 바이더웨이가 결국 롯데의 손으로 넘어갔다. 최근 제과업체 ㈜기린 인수와 AK면세점 인수 양해각서(MOU) 체결에 이은 것으로,롯데가 막대한 자금 능력을 앞세워 유통 · 식품업계의 주요 매물을 '싹쓸이'하는 상황이다.

롯데그룹은 25일 일본 미니스톱,사모펀드 칼라일 등과 막판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미국계 사모펀드 유니타스캐피탈로부터 바이더웨이를 사들였다. 인수금액은 당초 업계 예상보다 높은 2740억원대로 알려졌다. 한때 미니스톱이 강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됐으나 최종 승자는 롯데가 될 것으로 업계에선 예상해 왔다. 자금력에서 가장 우위에 있는 데다 국내 편의점 업계 구도에 비춰볼 때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롯데 계열 세븐일레븐은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이 의욕적으로 국내에 들여왔지만 훼미리마트(4684개점),GS25(3914개점)에 밀려 3위에 머물러 있다. 바이더웨이를 인수하면 점포수 3709개로 1,2위를 추격할 발판을 마련하게 되지만 5위인 미니스톱이 가져갈 경우 세븐일레븐은 5대 편의점 체인 중에선 최하위로 처지게 되는 상황이었다.

매각 과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롯데나 일본 1위인 세븐일레븐의 자존심을 감안할 때 가장 유력한 후보였다"며 "의욕을 보이던 미니스톱이 바이더웨이를 실사하는 과정에서 인수가격을 낮춘 이후 롯데로 급격히 기울어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롯데는 최근 한 달간 실사 이후 진행된 최종 입찰에서 지난해 말 1차 입찰 때보다 높은 인수가격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의 인수금액으로 알려진 2740억원은 유니타스 측이 제시한 3200억원대에는 못 미치지만 업계에서 적정 가격으로 예상한 2000억~2500억원보다 훨씬 높다. 롯데그룹은 조만간 공정위 승인 등의 인수 절차를 완료한 뒤 세븐일레븐 운영사인 코리아세븐과 바이더웨이 간 합병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바이더웨이의 직원은 100% 승계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에서는 최근 2년 새 2조5000억원가량을 M&A(인수합병)에 쏟아부은 롯데의 '왕성한 식욕'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MOU를 체결한 AK면세점 인수는 공정위 승인만 남겨두고 있고,27일께 1차 인수의향서 접수를 마감하는 GS백화점 · 마트도 롯데가 가장 강력한 인수후보로 꼽힌다. 롯데는 지난해 중국 타임스(65개점포)에 이어 올해도 중국이나 베트남 등 동남아 유통업체를 추가로 인수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강유현/송태형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