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한국 原電 우수"…싱 총리 "원자력 협정 공감"
입력
수정
李대통령-싱 총리 정상회담
이명박 대통령과 만모한 싱 인도 총리 간 25일 정상회담은 올해 초 발효한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을 계기로 양국 관계를 한 단계 격상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장기적 협력 동반자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 통상 과학기술 국방 정보통신 등 협력의 폭을 전방위로 넓히자는 게 핵심이다. 이 대통령은 회담 내내 자신의 경험과 진정성을 내세워 싱 총리를 설득하고 한국기업의 강점을 설명,우리측 현안에 대한 긍정적 답변을 이끌어 냈다고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원전 진출 터 닦기 주력이번 정상회담은 한국이 인도의 원자력발전 건설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획기적인 결과물을 내놓지는 못했지만 나름의 성과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양 정상은 원자력 에너지가 안전하고 지속 가능하며 청정한 에너지원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 공감하고 민간 원자력에 관한 협력의 틀을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인도는 2032년까지 원전 40기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우리 나라 최초의 원전 발전소를 책임지고 건설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안전성과 우수성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싱 총리는 "원전 협정 체결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CEPA 발효 계기 경협 확대두 정상은 CEPA 발효를 양국간 교역과 투자를 더욱 확대하는 계기로 만들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 특히 두 정상은 지난해 약 122억달러였던 양국간 교역량을 2014년까지 300억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CEPA의 원활한 이행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올 하반기 통상장관들이 참여하는 공동위원회를 개최키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정상회담 이후 양국은 우리 기업들이 애로를 겪어 온 이중과세 방지협정,비자 발급기간 연장 등에 대해 본격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IT(정보기술) 및 방위산업 분야 협력도 눈에 띈다. 한국의 IT 하드웨어와 인도의 소프트웨어가 융합해 '윈-윈'하자는 게 요지다. 양국은 IT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실무협의체를 구성했다. 방산과 관련,한국산 공군 기본훈련기인 KT-1의 수출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인도는 내년 상반기 5억달러 규모의 훈련기 60기 정도를 발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관계 새 이정표 세워져"이 대통령은 싱 총리에게 현지 진출한 우리 기업의 민원을 적극 제시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냈다. 포스코의 인도 일관제철소 건설의 원활한 이행,와이브로 협력 확대,항공협정 개정을 통한 우리 항공사의 인도행 증편,한국 농기계 수출 지원,한국 시중은행의 현지 지점 개설 등을 싱 총리에게 요청했다.
싱 총리는 '한국은 아시아의 등불이 돼야 한다'는 타고르의 시를 인용하며 "한국의 빛은 21세기 동아시아 시대에 한층 더 빛날 것이다. 오늘 양국 관계의 새 이정표가 세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11억이 넘는 거대 국가 인도와 민주주의 법치주의 인간존중의 공유는 양국 관계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본다"고 화답했다.
뉴델리=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