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만나는 '바보 천사'

김수환 추기경 추모 사진전
내달 3~12일 평화화랑에서
김수환 추기경 선종 1주기(2월16일)를 앞두고 추모사진전 '바보천사의 미소가 그립습니다'가 다음 달 3일부터 열린다.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주최하고 평화방송 · 평화신문과 한국교회사연구소가 주관하는 이번 전시는 2월3~12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1층 평화화랑에서 열린 뒤 16일부터 명동성당 입구로 장소를 옮겨 내달 말까지 계속된다. 이번 전시에는 김 추기경을 밀착 취재하며 찍은 사진과 김 추기경의 개인앨범에서 꺼낸 사진 121점이 소개된다. 격동의 현대사 속에서 사랑과 화해,인권과 정의의 등불이 됐던 '위대한 목자'의 삶과 정신,'혜화동 할아버지'이자 '바보천사'였던 고인의 눈물과 고뇌,미소를 되돌아 보는 자리다.

전시는 고인의 생애와 사회참여 활동,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 하며 한국 가톨릭을 이끈 모습 등 5개 테마로 구성된다. 김 추기경이 '성직생활 중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라고 회고했던 대구 · 안동 지역 본당 신부 시절 사진과 1969년에 바티칸에서 열린 추기경 서임식 모습 등 소신학교 시절부터 추기경이 될 때까지의 모습을 보여준다.

또 청와대에서 육영수 여사와 환담하는 모습(1968년),수감 중이던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 피해자 권인숙씨에게 보낸 친필 위로 편지(1986년),잇따르는 시국사건 때문에 집무실에서 담배를 피우며 고뇌하는 모습(1983년) 등은 처음 공개되는 사진들이다. 소록도 나환자들과의 만남(1978년),정월대보름날 서울 용산 '막달레나의 집'(성매매 피해 여성 쉼터)을 방문해 술상 앞에서 한 여성에게 담뱃불을 붙여주는 모습(1988년),서울 상계동 철거민촌에서 거리에 나앉은 철거민들을 위로하는 사진 등은 평생을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벗하며 살다 간 '사랑의 목자'로서 고인을 기억하게 한다.

교황이 참석한 한국 순교자 103위 시성식(1984년)과 서울 세계성체대회(1989년) 등 1970~80년대 한국 천주교의 급성장을 이끌던 모습,1998년 서울대교구장 은퇴 후 '혜화동 할아버지'로 살던 10여년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또 김 추기경이 수십 년 동안 만난 각계 각층의 인사들로 고인의 얼굴을 대형 모자이크로 만든 작품도 전시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