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 삼송지구 분양 '예상밖 저조'

3순위까지 청약경쟁률 0.6대 1 그쳐
새해 수도권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 성적이 지역에 따라 명암이 크게 엇갈렸다. 인천 송도지역에서는 1순위에서 최고 400 대 1이 넘는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한 반면 경기 삼송지구에서는 3순위 청약에서도 미달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단지 입지와 향후 투자 가치가 청약 결과를 극명하게 갈랐다는 평가다. ◆삼송지구의 굴욕

최근 경기 고양 삼송지구 분양이 실패로 끝났다. 올해 삼송지구에서 첫 분양한 호반건설의 '삼송 호반베르디움 2차'는 1~3순위 청약에서 352채(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총 216명이 신청해 0.61 대 1의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업계에서는 청약통장 없이 신청하는 4순위 청약에서도 미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분양 실패를 모르던 호반건설로서는 당혹스런 성적표다. 지난해 12월 삼송지구 분양에서는 전 주택형이 대부분 1순위에서 마감됐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삼송지구의 청약 경쟁률 저조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삼송지구는 전체 면적이 510만㎡(170만평) 규모로 근접한 서울 은평뉴타운의 후광 효과를 얻을 것으로 알려졌으나 오히려 약점으로 작용했다.

또 삼송지구를 포함한 고양시 일대가 공급 과잉으로 미분양에 시달리고 있는 것도 단점으로 지적됐다. 실제 삼송 인근에는 파주 교하신도시를 비롯해 탄현지구,식사지구,덕이지구 등 택지지구와 민간 도시개발사업지구에서 주택을 집중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넘쳐나는 상황이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대표는 "삼송지구 인근이 포도송이처럼 개발되고 있어 투자 메리트가 사라졌다"며 "5년간 양도세 감면폭이 60%에 불과하고 그린벨트 지역을 푼 곳이어서 전매금지 기간도 7년(전용면적 85㎡ 이하)으로 길다는 것이 큰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오는 4월 보금자리 단지인 고양 원흥지구에서 싼 값에 보금자리주택을 분양하는 것도 삼송지구 분양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앞으로 삼송지구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들은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인기 꺼질 줄 모르는 송도

올해 인천 송도에서 처음으로 분양한 '한진 해모로 월드뷰'와 '송도 롯데캐슬'이 1순위에서 최고 427 대 1과 297 대 1의 높은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다.

해모로 월드뷰는 1순위 청약에서 전체 570채 모집에 1만2907명이 몰려 평균 22.64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펜트하우스로 공급하는 134.21㎡는 수도권 1가구 모집에 427명이 몰려 427 대 1의 최고 경쟁률을 나타냈다.

송도 롯데캐슬도 1순위 청약 접수 결과 616채에 1만2647명이 신청해 평균 20.53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37채를 분양한 84.99㎡C형에는 인천지역에서만 3266명이 몰려 29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송도지구는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서 제외돼 5년간 양도세를 100% 면제하고 전매금지 기간도 3년(전용 85㎡)이어서 투자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포스코건설 벽산건설 등이 송도신도시로 본사를 이전하기로 하는 등 송도신도시가 점점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어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도세 한시 감면 기간이 끝나는 2월11일 이후부터는 입지,분양가 등에 따라 신규 분양시장의 청약 결과가 극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전망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