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3사, 밴쿠버 동계 올림픽 중계권 갈등

"SBS 단독중계는 방송법 위반"
KBS·MBC측 분쟁 조정 신청
내달 12일 개막하는 밴쿠버 동계올림픽 경기를 SBS가 독점 중계할 것으로 보인다. 중계권을 확보하고 있는 SBS가 KBS MBC 등과 올림픽 방송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어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6일 KBS와 MBC가 밴쿠버 동계올림픽 방송 판매 요구를 SBS 측이 부당하게 거부하고 있다며 분쟁조정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KBS와 MBC 측은 "올림픽과 월드컵 경기에 대한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을 보장하기 위해 SBS를 방송법 위반 혐의로 방통위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SBS가 방송권 판매 요구를 부당하게 거부하거나 지연시키고 있어 방송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방송법 76조에는 월드컵 올림픽 등 국민적 관심사가 큰 행사는 전국 가구의 90% 이상이 시청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정 매체의 방송 독점을 막기 위한 조치다.

SBS 측은 그러나 "9개 지역 민방뿐 아니라 인터넷TV,케이블TV,위성방송 등을 감안하면 SBS 단독으로도 전국 가구에서 올림픽과 월드컵 시청이 가능하다"며 "방송법에 정한 시청자들의 보편적 시청권을 충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SBS는 2006년 미국 현지법인인 SBS인터내셔널을 통해 2010년 및 2014년 동계올림픽,2012년 및 2016년 하계올림픽,2010년 및 2014년 월드컵 축구 중계권을 IOC와 FIFA로부터 단독으로 확보했다. 이 때문에 동계올림픽은 물론 오는 6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월드컵 중계를 둘러싸고 지상파방송 3사 간의 갈등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