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형 전기차 3월에 10여종 쏟아진다

최고 시속 60㎞…유지비 월 1만원
차값은 1000만~2000만원대

광학렌즈 전문업체인 삼양옵틱스는 27일 기업설명회(IR)를 열어 전기차 사업 진출을 선언한다. 이 회사는 미국의 도심형 전기차 개발업체인 잽에 200만달러를 투자,2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국내 독점적 사업권을 획득했다.

매연을 배출하지 않고 유지비가 저렴한 '전기차 비즈니스'가 가시화하고 있다. 최고 시속이 60㎞로 제한된 저속형 전기차는 안전기준이 일반 내연기관 차량보다 까다롭지 않아 양산형 모델이 많은 게 특징이다. ◆전기차, 3월부터 시판 개시

전기차가 국내 도로를 누비는 시점은 오는 3월 말부터다. 국토해양부가 저속형 전기차의 도로 주행을 허용하는 자동차관리법 시행령 및 안전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최근 입법예고한 것.개정안에 따르면 최고 시속 60㎞의 저속형 전기차는 교통안전 및 교통흐름 등을 고려해 지방자치단체장이 지정 · 고시한 운행구역 내에서 달릴 수 있다. 이에 따라 고속화도로 등을 제외한 도심지역 및 일반 국도에선 저속 전기차 주행이 가능할 전망이다.

운행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안전기준은 충족하되 정면 충돌시험 등 일부 기준을 완화하거나 적용하지 않도록 했다. 다만 승용차 중간 좌석에 3점식 안전띠 설치를 의무화하는 한편 머리 지지대의 설치 높이를 70㎝에서 80㎝로 높였다. ◆저속형 전기차만 10여종

삼양옵틱스는 잽의 '제브라' 등 전기차 5~6종을 조만간 판매할 계획이다. 대표 전기차인 제브라는 바퀴가 3개짜리인 4인승 모델로 최고 속도는 시속 64㎞이다. 한 번 충전해서 최대 40㎞밖에 달릴 수 없는 게 흠이다. 미국 판매가격이 1만1700달러 선인 점을 감안할 때,국내에선 1500만~2000만원 선이 될 전망이다. 삼양옵틱스 관계자는 "향후 100% 기술이전을 통해 국내에서도 생산할 것"이라며 "법이 허용하는 대로 가급적 빨리 사전계약을 받겠다"고 말했다.

저속형 전기차의 선두업체인 CT&T는 '이존'이란 2인승 전기차 개발을 완료했다. 이존의 길이는 2570㎜로 일반 경차보다 작으며,납축배터리와 리튬폴리머배터리를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납축배터리를 쓰면 한 번 충전해서 50~70㎞,리튬폴리머배터리를 쓰면 100~110㎞를 달릴 수 있다. 최고 속도는 시속 70㎞다. 가격은 납축배터리 모델이 1300만원,리튬폴리머배터리 모델이 2000만원 정도다. 경기 하남에 본사를 두고 있는 레오모터스는 'SGK 패신저' 등 전기차 3~4종을 개발 중이다. ◆차값 비싸지만 유지비는 저렴

전기차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유지비다. 한 달에 20회 충전해 2000㎞를 달린다고 가정할 때 전력 사용량이 122㎾h 정도다. 심야전력 기준으로 전기요금이 1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다만 전기차를 주행하기 위해선 충전 인프라가 필요하다. 집앞 주차장에 전기코드를 꽂을 수 있는 장치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비싼 차값도 걸림돌이다. 정부가 친환경성을 감안해 보조금 등 지원방안을 마련할 가능성도 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학)는 "저속형 전기차는 쇼핑 등 단거리를 움직일 때 탁월한 이동수단"이라며 "경 · 소형차 시장에서 틈새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