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수강료 10배 받는 SAT 개인교습 강사 많아"

강남소재 학원장 인터뷰
"보통 150만원 선인 한 달 학원 수강료의 10배를 더 받고 SAT 개인 교습을 해주는 스타 강사들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각 학원에선 스타 강사를 놓칠세라 전혀 손을 못 대고 있죠.강사가 나가면 곧 학원이 망하는 것이나 다름없거든요. "

서울 강남구 대치동 SAT 전문 A유학원 김모 원장은 지난 26일 저녁 기자와 만나 "이번에 문제가 된 강사를 비롯해 대부분의 SAT 강사들은 학원가에서 '신'적인 존재"라고 말했다. 그는 "학원에서도 강사는 터치할 수 없는 영역"이라며 "대부분의 학원이 스타 강사에게 의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김씨는 SAT 강사들이 '큰 힘'을 가질 수 있게 된 데는 학부모들의 도움(?)이 컸다고 설명했다. 그는 "5~6년 전 한국에 SAT 학원들이 조금씩 생겨날 무렵부터 희소하다는 이유로 SAT 스타 강사 1세대로 불리는 장씨 등 강사들의 몸값은 '부르는 게 값'이었다"고 기억했다. 출발부터 어긋났다는 게 김씨의 얘기다.

그는 "시험 전날 강사들에게 전화를 해 '돈은 원하는 대로 줄 테니 대신 시험을 봐달라'고 제의하는 학부모도 꽤 있다"고 밝혔다. 해외 유학에 대한 학부모들의 잘못된 욕구가 이번 사태를 키웠다는 말이다. "SAT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재력가들의 아들 딸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씨도 처음에는 SAT 강사로 시작했다. 미국 유학 시절 방학을 이용해 잠시 한국으로 들어와 강의할 생각이 없느냐는 지인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 계기였다. 그는 "당시 강의 경력도 없는 평범한 대학생이던 나에게 제안한 몸값이 시간당 5만원이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현재 SAT 시험 준비 등 유학 전문 학원들의 가장 큰 문제로 자격 없는 강사들이 판을 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많은 해외 유학생들이 이제 SAT 강사가 큰 돈이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너도 나도 몰려들고 있다"며 "문제는 이들 중 대부분이 해외 대학을 완전히 졸업하지 않은 중퇴자,휴학자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그는 "족집게 강의를 받고 해외 명문 대학에 들어가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하는 한국 학생이 태반이라는 것도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여전히 해외 대학을 원하는 학부모들이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에 이런 학원 자체를 없앨 수는 없을 것"이라며 "학원비 상한선뿐만 아니라 강사들이 학원으로부터 받는 급여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