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G20 정상회의 '선언'보다 '실천' 전략이 우선돼야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스위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특별연설을 통해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의 3대 운영방향을 제시했다. G20 합의사항의 철저한 이행, 국제 개발격차 해소 및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 비회원국 아웃리치(외연확대) 및 비즈니스 서밋 개최 등이 그것이다.

이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G20회의가 단순히 논의의 장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속가능하고 균형된 성장을 위한 프레임워크를 철저히 이행함은 물론 한국의 경제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도상국과 신흥경제국을 위한 아젠다를 개발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서울 비즈니스 서밋을 개최, 세계 유수 기업인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일자리 창출 및 투자활성화를 위한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 대통령이 금융안전망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시의적절하다. 오바마 미 대통령이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의 분리를 골자로 하는 금융개혁을 추진하고 있는데다, 그리스를 비롯한 일부 유럽국들의 국가채무위기까지 겹치면서 국제 금융시장은 불안이 재연될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게다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각국 중앙은행과 맺은 통화스와프를 예정대로 오는 2월1일 종료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자칫 이로 인해 달러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급격히 청산된다면 글로벌 증시와 외환시장은 다시 한번 회오리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은 대단히 시급한 과제다. 경제위기 재발 방지는 물론 세계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국제협력방안을 본격 추진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 차원에서 G20회의 의장국으로서 한국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다.

특히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재원 마련 방안 등과 관련해서는 선진국과 신흥경제국 간의 이해가 엇갈리면서 의견이 충돌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발돋움한 우리의 경험을 최대한 살려 이를 적절히 조화시키면서 금융안전망 구상이 구체적 실행 방안을 담은 액션플랜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각국이 출구전략을 국제공조를 통해 시행토록 함으로써 그로 인한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 또한 긴요한 현안임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