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수해 징크스'에 '1월 효과' 무위

1월 마지막 장인 29일 증시가 급락함에 따라 '1월 효과'가 무산됐다. 짝수해 증시가 약세를 보인다는'짝수해 징크스'에 눌린 양상이다. 짝수해 징크스란 홀수해 급등했던 주가가 짝수해에는 하락하거나 상승폭이 주춤해지는 추세를 보여 왔다는 점에서 붙여진 말이다.

국내 증시는 올 들어 전 세계 경기 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란 기대로 강세를 보이다가 지난 19~20일 전 고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달 한 달간 코스피지수가 4.77% 떨어지고 코스닥지수는 3.31% 하락했다.
이에 따라 새해 들어 투자자들의 기대심리로 주가가 강세를 보인다는 '1월 효과'는 물거품이 됐다. 더구나 작년에는 세계 각국 정부가 공동으로 경기 부양에 나섰지만 올해는 중국을 시작으로 유동성을 회수하는 출구전략이 본격화될 전망인 데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은행 규제 방안 등이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심리를 떨어뜨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짝수해 징크스' 재연 여부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 10년 동안 정보기술(IT) 버블이 붕괴된 2000년과 신용카드 사태가 터진 2002년,미국발 금융위기가 심화된 2008년에 모두 주식시장이 급락했고 2004년과 2006년에도 지수 상승폭이 크지 않아 짝수해의 부진이 뚜렷했다. 외환위기 이후인 1999년부터 홀수해의 코스피지수 연간 수익률은 평균 45.9%인 데 비해 짝수해는 -17.3%를 나타냈다.

특히 1월의 증시 성적이 한 해를 좌우하는 경향을 보여 2000년 이후 짝수해의 1월 상승률은 평균 -2.22%에 그쳐 홀수해(3.81%)보다 저조했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원래 1월 효과는 외국인의 순매수가 가장 큰 요인 중 하나인데 올해는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가 최근 1~2주간 약화된 데다 기관들의 매도 물량이 워낙 늘어나 수급이 우호적이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