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인사이드] 돈 벌어오는 스프링캠프

모자·캘린더·티셔츠 한정판 제작
팬 투어단도 인기 수익 짭짤
최근 국내 프로야구 구단들이 잇달아 새 모자를 내놓고 있다. 팀 로고나 유니폼 디자인이 바뀌어서가 아니다. 단지 스프링 캠프용 모자다. 비시즌인 요즘 선수들은 해외 전지 훈련장에서 담금질이 한창이고 구단은 선수에게 스프링 캠프용 모자 등을 마련해 줬다. 이 상품들이 최근 일반에 판매돼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서도 스프링 캠프를 이용한 마케팅 기법이 서서히 자리잡고 있는 것.

스프링 캠프용 모자는 보통 구단 로고를 바탕으로 새롭게 디자인해 한정 판매한다. 전지 훈련지인 하와이와 오키나와가 새겨진 올해 한화 이글스의 스프링 캠프 모자는 150개 한정 수량으로 팔리고 있다. 히어로즈도 스프링 캠프 장소인 가고시마의 상징꽃,유도화를 모자에 자수로 새겨넣어 한정 판매한다. LG 트윈스는 스프링 캠프용 모자에다 티셔츠도 함께 팔고 있다. SK 와이번스는 벽걸이용 달력도 같이 내놓았다. 원래 스프링 캠프용 모자는 선수단이 새로운 각오로 훈련에 임하고 전지 훈련지의 행사 등에 답례품으로 제공하기 위해 만들었다. 최근 두산 베어스는 전지 훈련지인 일본 미야자키현의 사이토 구장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사이토시 관계자들에게 스프링 캠프용 모자를 전달했다.

국내에서 스프링 캠프용 특별 한정판 모자가 판매된 것은 2008년부터다. 롯데가 처음으로 팔았고 당시 삼성의 오키나와 전지 훈련장에 외국인 타자 제이콥 크루즈가 처음으로 팀에 합류, 이를 알리는 기사에 첨부된 사진을 통해 팬들에게 스프링 캠프용 모자가 더욱 알려졌다. '크루즈캡'이라고 불린 이 모자가 시즌용보다 디자인이 예쁘다는 팬들의 반응에 삼성도 일반 판매를 시작했다. 1차 판매에서 3000여만원의 매출을 올렸고 시즌이 개막하고 나서도 2차 판매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전지 훈련지 팬투어도 정기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SK는 2007년부터 팬 투어를 실시하고 있다. 올해는 다음 달 17~19일 2박3일 일정으로 마련됐다. 히어로즈는 다음 달 24~26일 팬 투어단을 한정 모집한다. LG 삼성 등도 팬 투어 상품을 잇달아 내놓았다. 팬 투어는 단순히 선수들의 훈련 모습만 구경하는 것이 아니다. 팬 미팅,선수단과 만찬 등 선수들과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포함돼 있다. 국내 프로야구의 스프링 캠프 상품화는 이제 시작이라는 평가가 많은 만큼 앞으로 더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