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미국이 F16 전투기·잠수함도 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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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등 항공사 '보복' 불안…美 "대만 자위력 보장 의무 다할 것"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 결정으로 미국과 중국이 마찰을 빚고 있는 가운데 대만의 고위 외교관이 "미국이 잠수함과 전투기도 대만에 판매할 것"이라고 밝혀 양국 간 긴장이 더 고조되고 있다. 중국 네티즌들은 "당장 전쟁을 시작하자" "오바마를 체포하라"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대만의 주 미국대표부 제임스 위안 대표는 1일 "1~2주 내에 미국의 대만 군사력 분석 작업이 완료될 것이며 그 결과에 따라 잠수함과 전투기의 판매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은 미국으로부터 F16 전투기 구매를 강력히 원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 측의 반발을 우려,64억달러에 달하는 대만 무기 판매 목록에서 일단 F16은 제외한 상태다. 미국과 유럽의 항공업계는 중국이 보복 조치의 일환으로 관련 기업을 제재하겠다고 언급한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미국이 대만에 판매하려는 무기에는 '블랙호크' 헬리콥터 60대와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114기 등이 포함돼 있으며 여기에 관련된 기업은 보잉과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록히드마틴,레이시온 등이다. 중국은 또 2028년까지 4000억달러 규모 3770대의 항공기를 필요로 하고 있어 중국의 제재 경고에 대한 세계 항공우주업계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한편 중국 관영 신화통신의 자매 신문인 환구시보는 미국의 무기 판매에 대한 국민의 의견을 받는 인터넷 코너를 마련했다. 이 코너에는 1일까지 5만8000명 이상이 의견을 남겼다. "중국은 무기를 사서 북한과 쿠바를 지원하라" "더 이상 중국이 양보해선 안 된다" "세계 각 지역에서 반미운동을 펼쳐야 한다" 등의 반응이 주류다. 이는 일종의 여론 조성용으로 중국 정부가 강력한 대응을 할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미 국방부의 월리스 그렉슨 아시아 · 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이날 "미국은 대만의 자위력을 보장할 의무가 있으며 그곳(대만)에서 모든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