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붕 두 수장'…예술委가 기가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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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헌 전 위원장 해임 정지로 출근한 기관에 두 명의 수장이 출근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2008년 12월 해임된 후 1년 만에 서울행정법원에서 해임 처분 취소 및 집행정지 결정을 받아낸 김정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64)은 1일 서울 대학로 예술위 건물로 출근했다. 현재 예술위에는 지난해 2월 임명된 오광수 위원장이 업무를 보고 있는 상황.그러나 윤정국 사무처장이 김 위원장을 예술위 건물 옆 아르코미술관에 임시로 마련된 별도의 위원장실으로 안내해 두 위원장이 마주치지는 않았다. 김 위원장은 임시 위원장실에서 업무보고를 요청하는 등 위원장으로서의 업무를 시작했다. 위원장 복귀를 위해 재직 중인 공주대에 휴직 신청을 한 김 위원장은 "원래 임기였던 9월6일까지 출근할 생각도 있다"면서 "법적으로는 복직이 된 만큼 문화체육관광부는 부당한 해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에 대해 문화부는 항소심이 진행되는 만큼 달리 대응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때문에 예술위의 '한 지붕 두 위원장' 체제가 장기전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법적으로는 김 위원장의 출근을 막을 근거가 없고,문화부의 항고에 대한 최종 결정이 언제 나올지 알 수 없기 때문.예술위 위원들은 성명서를 통해 "두 위원장 체제라는 기이한 현상은 예술계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으며 직원들에게도 심각한 혼란을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