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신용융자 반대매매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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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 잔액 4조7716억…추가하락땐 담보부족 우려
올들어 빚을 내 주식 투자에 나선 개인들이 크게 늘어나 증시에 '반대매매 주의보'가 울리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금액이 지난해 고점 수준에 도달해 지지선이 추가로 무너질 경우 반대매매가 속출할 것으로 우려된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여전히 외부 악재로 인해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신용거래 비중이 높은 종목에 대한 투자에 주의하라고 주문했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들이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서 빌린 신용융자 잔액은 지난달 29일 기준 4조7716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3887억원(8.8%) 늘었다. 신용융자 잔액은 올 들어 매일 증가세를 타다가 지난달 26일 연중 최대인 4조8594억원까지 올라선 이후 증시 급락으로 인해 주춤해진 상태다. 현재 신용융자 잔액 규모는 지난해 연중 최대였던 9월 말 4조8792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특히 연말부터 원자력 스마트폰 스마트그리드 등 중소형 테마주들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코스닥시장의 신용융자가 급증했다. 코스닥 신용융자 잔액은 작년 말 1조1768억원에서 지난달 29일 1조4191억원으로 2423억원이나 급증했다. 올해 신용융자 증가액의 62%가 코스닥에서 나타난 것이다.
증권사 신용융자와 별개로 개인들이 상호저축은행 등 다른 금융회사에서 대출받은 연계신용 금액도 11월 6780억원,12월 7493억원에서 1월 큰 폭으로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코스피지수가 미국과 중국 등 G2발 악재로 인해 지난주 80포인트나 급락하면서 반대매매가 속출하고 있다. 올해 하루 평균 수십억원에 불과했던 반대매매 금액은 지난달 27일부터 사흘 연속 1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금융감독원은 지난주 증권사들에 신용융자가 늘고 있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달라는 공문을 보내며 지도에 나섰다. 이날부터는 저축은행의 신용융자 레버리지를 기존 4~6배에서 2~3배로 절반으로 줄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 들어 신용융자 규모가 지난해 최대 수준까지 단기급증해 투자자 피해를 막기 위해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시가 추가로 급락해 1600선을 뚫고 내려가면 담보 가치 부족에 따른 반대매매로 인해 투자자들의 이중 피해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반대매매 물량이 대거 쏟아지며 이틀째 하한가로 추락한 성원건설과 같은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성원건설의 경우 개인들의 반대매매가 아닌 저축은행의 담보권 실행에 따른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하루 거래량에서 신용거래가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공여율이 높은 종목들은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29일 기준으로 유가증권 상장사 가운데 신용잔액이 100억원 이상이면서 공여율이 높은 종목은 STX엔진 후성 유진투자증권 온미디어 한전KPS 대우증권 STX팬오션 두산인프라코어 동양종금증권 등이다. 코스닥시장에선 액토즈소프트 누리텔레콤 예스24 CJ인터넷 영우통신 파트론 유비쿼스 미래나노텍 이지바이오 안철수연구소 코텍 오스템임플란트 KTH 등의 공여율이 20%를 웃돈다. 거래소 관계자는 "높은 공여율은 신용거래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증시급락시 반대매매 물량까지 나오며 하락폭이 더 커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