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도대체 EU 대표 누구야"

롬파위 상임의장 있는데… FT "사파테로 총리와 회담 취소"
지난해 12월1일 발효된 리스본조약이 유럽의 통합보다 혼선을 초래할지 모른다는 일부의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EU를 대표하는 인물이 EU 이사회 순번의장국 정상인지,아니면 헤르만 판 롬파위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인지 혼선이 빚어지면서 연례 EU · 미국 정상회의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는 5월 하순 예정된 연례 미 · EU 정상회의에 불참하기로 결정하면서 국제무대에서 단일체로 영향력을 강화하려던 EU의 노력이 큰 타격을 입게 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릴 예정이던 미 · EU 정상회의 불참을 결정하면서 "리스본조약 발효와 함께 취임한 판 롬파위 상임의장이 대외적으로 EU를 대표하는 인물인데 (EU 이사회 순번의장국인) 스페인의 사파테로 총리가 주재하는 회의를 과연 대서양 양안 간 정상회의로 간주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혼선은 지난해 11월 EU 특별 정상회의에서 상임의장과 외교 · 안보 고위대표가 선출된 직후부터 우려돼온 사안이다. 'EU 대통령'으로 불리는 정상회의 상임의장직을 신설하고서도 회원국이 6개월씩 순번제로 이사회 의장을 맡아 EU를 대내외적으로 대표하던 종전 제도도 유지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FT는 오바마 대통령이 미 · EU 정상회의의 실효성에도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브뤼셀의 한 외교소식통은 "지난해 프라하에서 열린 미 · EU 정상회의에서 EU 27개국 정상들이 모두 오바마를 만나려 한 것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부정적인 인상을 심어줬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