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달라이 라마 만나겠다"…중국 '격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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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하순 예상…G2 리스크 고조대만에 이어 달라이 라마 변수가 등장하면서 미국과 중국 관계가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를 만날 계획에 변함이 없다고 백악관 빌 버튼 부대변인이 2일 밝혔다. 버튼 부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의 뉴햄프셔 방문을 수행하며 기자들에게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중국을 방문했을 때 달라이 라마를 만나겠다고 밝혔으며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확한 날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달 하순 달라이 라마가 미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주를 방문,공개강연을 할 때 회동이 성사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중국 측은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주웨이췬 통일전선부 부부장은 "만일 오바마 대통령이 달라이 라마를 만난다면 그에 상응한 행동을 보여줄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티베트가 중국의 영토임을 인정해놓고 분리주의자인 달라이 라마를 만난다는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느냐"며 강하게 비난했다.
전문가들은 대만에 대한 64억달러 규모의 첨단 무기 판매에 이어 오바마 대통령이 달라이 라마와 만날 경우 양국 관계는 최악의 상황에 빠져들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미국 기업들에 대한 제재를 천명한 상태다. 중국 사회과학원 타오원자오 미국연구소장은 "만일 오바마 대통령과 달라이 라마의 회동이 성사된다면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오는 11월 미국 국빈 방문 계획이 취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미국 기업들에 대한 제재 수위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