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프렌차이즈] 학원 창업 열기…초등생 영어·내신대비 학원 전망 밝다

대박 환상 버리고 부부창업 유리
브랜드 파워 있는 프랜차이즈 골라야

지난달 30일 한국경제신문 18층 다산홀은 300여명의 사람들로 북적였다. 본사와 '김정권 교육마케팅연구소' 주최로 제1회 '학원사업 성공신화 만들기 컨퍼런스'가 열렸기 때문이다. 20대 젊은이들부터 50,60대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남녀가 몰려 학원 창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올해 사범대학을 졸업하는 딸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김정임씨(55)는 "딸이 교직을 이수했는데도 취업이 안 돼 영어학원을 운영하기로 하고 정보를 얻으러 왔는데 학원 창업 열기가 대단한 것 같다"며 놀라워 했다.

김정권 교육마케팅연구소 소장은 "정부가 사교육을 억제하겠다고 하지만 학부모들의 교육열을 꺾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지난해 학원 시장 규모는 8조~9조원으로 추정되며,올해도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소장은 "사교육 시장은 교육 정책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정부 정책을 주시해야 한다"며 "대입에서 내신 비중이 커지는 추세여서 입시학원의 경우 내신 대비 종합반이 다시 각광받고 아동의 창의력을 높여주는 신종 학원들이 생겨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등학생 대상 영어학원 전망 밝아

입시학원 시장은 외국어고의 입시 과목 축소에 따라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10여년 이상 인기를 끌어온 외고 입시 전문 어학원들은 타격을 입고 있다. 하지만 초등학교 저학년 영어 교육은 더욱 강화되는 추세여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영어학원은 전망이 밝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영어학원은 다양화되고 있다. 영어독서논술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닥터정 이클래스'와 말하기 중심 학습법을 선보인 '차일드유' '웅진PLUS' '이보영의 토킹클럽' 등이 주목받고 있다. 성인 대상 영어학원 시장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국내 최대 영어학원인 'YBM어학원'은 직영점과 프랜차이즈 학원을 합쳐 145개를 운영 중이다.

유아 대상 사교육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유아 사교육 시장은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0~2세의 경우 짐(Gym) 수업이 인기다. '짐보리'나 '마이짐' 등을 찾는 부모들이 많다. 3~4세 유아들은 감성(EQ) 수업에 관심이 높다. 퍼포먼스 미술 수업이나 감성 음악을 기초로 하는 학원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야마하음악교실 등이 인기다. 유아 및 아동의 사고력을 향상시키는 '한국가이던스' 등의 학원들이 새로 등장하고 있다.

◆학원창업 성공하려면 체면 버려야교육 사업은 고학력 사업 같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 체면을 버려야 성공할 수 있다. '엄마가 구매하는 아이 상품'이란 점을 유념해야 한다. 깐깐한 엄마들을 잘 응대할 수 있어야 한다. 철저한 서비스 마인드로 무장해야 한다는 얘기다.

교육 사업은 경기를 크게 타지 않지만 단기간에 목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은 아니다. 학원 사업으로 대박을 터뜨리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가정의 지원도 중요하다. 부부가 함께 하면 인건비를 줄일 수 있고,학원 운영도 매끄러워진다.

학원은 점포 창업이기 때문에 발품을 팔아 좋은 입지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학습지 사업에 비해 영업력이 크게 요구되지 않지만 이미 2만여개에 이르는 등 포화 상태여서 브랜드 경쟁력을 갖지 않으면 힘들다. 영어,수학 등 입시학원은 물론 영어회화,예체능,놀이 등 대부분 학원 아이템이 프랜차이즈화하는 추세여서 브랜드 파워가 있는 학원 본사를 골라야 실패를 줄일 수 있다. ◆돈벌이 아닌 교육자 마인드 가져야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 있는 에듀메카 입시학원은 지역 학원가에서 성공 사례로 꼽힌다. 부부인 김찬영 원장(36)과 유선 실장(33)이 공동 운영해 창업 5년 만에 학생 수 500여명의 학원으로 성장시켰다.

직장에 다니던 김 원장은 '내 사업'을 하고 싶어 전공(영문학)을 살려 5년 전 안산시 원곡고 앞에 66㎡(20평) 규모의 영 · 수 단과반 학원을 열었다. 학교의 기출 문제와 최근 입시 경향 등을 분석해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예상 문제집을 무료 배포했다. 시험 적중률이 높아 '족집게' 선생으로 소문이 나면서 개원 3개월 뒤부터 학생들이 몰려들었다. 1년 만인 2006년 지금 자리로 옮겼고,지속적으로 학원을 확장해 학생 수 500여명,강사 25명을 거느린 지역 내 학원 명소로 뿌리내렸다. 김 원장은 "돈벌이가 아니라 인재를 키우는 교육 산업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학원을 경영해야 한다"며 "우수 강사를 유지하는 게 성공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에듀메카는 서울 강남 수준의 교육 품질을 제공하기 위해 2년 전부터 디지털대성 가맹점으로 가입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