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도 미분양 있네

교대ㆍ방배역세권 단지
청약은 2대1…계약률은 50%
서울 강남 노른자위 땅에 지은 아파트도 일부 미분양으로 남아 '미분양 한파'가 다시 몰아치는 게 아닌지 건설업계가 노심초사하고 있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방배동과 서초동에서 재건축 후분양으로 공급한 D건설사 시공 아파트가 각각 이달과 내달부터 입주가 시작되지만 계약률은 50%에 불과해 해당 시공사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들 단지는 △방배역과 서리풀공원 인근에 496채(일반분양 105채) △지하철 교대역 인근에 435채(일반분양 72채)규모로 작년 11월 중순과 12월 초에 분양됐다. 당시 각각 2.1대 1과 2.4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돼 계약도 무난할 것으로 시공사는 예상했다. 공급세대도 대부분 전용 59㎡형의 소형 주택이어서 강남권에 진입하려는 실수요자들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계약이 기대에 못 미치는 반타작에 그치자 D사는 충격에 빠졌다. 강남 역세권에 위치한 이들 단지는 3.3㎡당 2500만~2800만원대에서 공급됐다. 이 가격이라면 강동구에서 고분양가 논란을 빚은 고덕아이파크(주공1단지 재건축)의 3.3㎡당 2500만~3000만원 분양가와 비슷해 강남 역세권의 메리트를 감안하면 고분양가는 아니라고 D사 관계자들은 주장했다.

해당 시공사는 미분양 이유로 △더딘 경기회복으로 소득 증가세가 미미하고△대출을 많이 받더라도 강남에 진입하려는 실수요자가 줄어드는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현장의 한 공인중개사는 "아무리 강남 역세권이라 해도 3.3㎡당 2000만원대 후반의 분양가는 500세대 안팎의 단지로서는 비싼 게 사실"이라며 "비로열층인 저층 물량이 많아 계약률이 낮은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