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진의 투자클리닉] 테마의 옥석을 가려라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장

작년 2월 동유럽발 악재로 한국 증시가 심한 몸살을 앓았는데 1년 만에 중국 미국 유럽 등에서 연속적으로 위험이 터지면서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고 있다. 투자의 역사에서 배우는 진리는 위기의 순간은 힘들고 고통스럽지만,이 시기가 또한 투자의 기회라는 점이다. 기회는 빠르게 지나버리기 때문에 위기를 기회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한 사람만 잡을 수 있었다는 점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위기가 지나고 나면 시장을 선도하는 주도주가 등장할 것이다. 지난해 20여개의 테마가 형성됐고 올해 들어서도 △원자력 △스마트폰 △터치스크린 △3D 등이 움직이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테마에 대한 기대감은 '열풍'을 넘어 '광풍'으로 이어질 때가 많다. 1999년 인터넷 열풍과 2000년 중반의 중국과 원자재 열풍이 그랬다. 테마 열풍은 투자자에게 큰 수익을 안겨줄 수 있지만 소문만 믿고 투자하면 큰 손실을 경험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금은 진정한 테마와 '사이비' 테마의 옥석을 가리는 혜안이 필요한 시점이라 여겨진다.

진정한 테마라면 3가지 요건을 갖춰야 한다. 첫째,매출 증가를 수반해야 하다. 둘째,이익의 성장이 있어야 한다. 셋째,매출액과 수익 흐름이 지속적이어야 한다. 이 세 가지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은 사이비 테마로 볼 수 있다. 과거 구제역,조류독감,특소세 인하 등의 테마는 매출과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나타나지 않아 함량 미달의 테마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유독 올 들어선 큰 패러다임의 변화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유선인터넷이 무선인터넷으로 △핸드폰이 스마트폰으로 △자동차가 전기차로 △화력이 원자력으로 바뀌고 있다. 각국 정부도 이를 반영한 산업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진정한 테마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보이는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상,미국의 금융규제,유럽의 국가 부도 등의 리스크는 경기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반드시 거쳐가야 할 고비다. 이와 같은 위기상황을 진정한 테마를 가려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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