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내 목소리 커지는 세종시 '국민투표론'

정병국 총장도 제기…靑은 부인
여권 내에서 세종시 수정안을 국민투표에 부쳐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한나라당 내 친이(친이명박) · 친박(친박근혜) 간, 여야 간 극한 대립으로 정치권에서 문제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친이계 일각에서 "6월 지방선거에 맞춰 차라리 국민들에게 결론을 묻자"는 목소리가 부쩍 커지고 있다. 정병국 사무총장은 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투표가)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종시와 관련한 당론 결정이나 본회의 통과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는 지적에 "파행이 이뤄지고 합리적 절차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직접 국민들에게 뜻을 물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도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친이계 심재철 의원도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원안은 대한민국 행정부처 3분의 2를 옮기는 수도 분할로 국가 안위와 직결된 중대 문제이기 때문에 국민에게 물어야 한다"며 당내 공론화 추진 의사를 밝혔다.

친이계의 이 같은 주장은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을 앞두고 세종시 문제를 공론화하면서 충청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적인 여론조사에서 수정안에 대한 찬성 의사가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친박계 이정현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투표 제안에 대해 "졸속으로 (원안을) 뒤집으려 하고 명분이 약한 일을 추진하려다 보니 그런 의견이 나오는 것"이라며 "적절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 일각에서 국민투표 얘기가 나오는데 검토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