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A학점 남발' 막는다

상대평가로 '학점 인플레' 없애…영어인증프로그램도 도입
최근 대학가에 학점 인플레 현상이 심해지는 가운데 연세대학교가 A학점 남발에 제동을 걸었다. 연세대는 올해부터 자체 영어인증프로그램을 도입,영어교육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연세대는 경쟁을 토대로 한 평가를 확대하기 위해 올해부터 영어 원강을 제외한 모든 수업에서 절대평가를 폐지하고 상대평가를 적용한다고 8일 밝혔다. 이는 고학점 비율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절대평가 수업이 A학점을 지나치게 많이 양산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고득점자 정원을 교수 재량으로 정하도록 한 4학년 심화 전공은 성적평가 질서를 교란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학교 관계자는 "4학년 심화 전공의 경우 어려운 수업에 학생 참여를 늘리자는 취지로 학점 비율 제한을 풀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학점을 쉽게 따는 수단으로 변질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학 정보 공개 사이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2008년 2학기 연세대 전공과목 평점 취득자 5만9307명 중 A학점(A+,A0,A-) 이상이 전체의 42.9%(2만5442명)에 달했다. B학점 이상까지 합하면 전체의 76.6%에 이른다.

연세대는 올해 신입생부터 '연세 영어인증 프로그램'을 도입,학생의 영어 능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학생은 학교 자체 영어진단평가 또는 국제공인시험(TOEFL IBT,IELTS) 결과에 따라 자신의 영어 실력에 맞는 수준별 교과 과정을 이수해 단계별 인증을 취득하게 된다. 영어인증은 가장 높은 수준인 '최고영예인증'부터 '영예인증','고급인증','졸업요건충족인증' 등 4단계로 구분된다. 영어인증은 졸업 시 성적증명서에도 명기된다. 김영세 연세대 학부대학장은 "국내외 기업체의 인재 채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