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 관망장세 속 변동성 우려

11일 국내증시는 다양한 대내외 이벤트 결과에 따라 변동성 장세를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결정과 옵션만기 충격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고, 대외적으로는 중국의 출구전략 시기를 가늠할 수 있는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등이 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금통위 금리결정과 옵션만기는 중립적 이슈로 전망되고 있지만 해외 이벤트는 시장에 부담이 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한 상황이다.

특히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전날 출구전략의 구체적 윤곽을 발표해 글로벌 유동성 추소 우려가 다시한번 부각할 공산이 크다.

이 영향으로 뉴욕증시는 상승 하루만에 하락 반전했다.10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날보다 20.26포인트(0.2%) 떨어진 10038.38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2.39포인트(0.22%) 내린 1068.13을 기록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도 3포인트(0.14%) 하락한 2147.87로 장을 마쳤다.

증시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보수적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기술적으로도 코스피지수가 전날 200일 이동평균선을 다시 회복했지만 재이탈할 경우에는 1400선 초반까지 밀릴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 "금통위·옵션만기 '중립', 中 지표·EU 회의 '부담'"

하나대투증권은 금융통화위원회 금리결정과 옵션만기의 시장영향은 중립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 경제지표와 유럽연합(EU) 특별정상회의는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보수적 대응을 주문했다.

이수진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증시에 영향을 미칠 대내외 이벤트가 이날 대거 포진해 있어 분수령이 될 전망"이라며 "하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해 안전운전이 필요한 구간"이라고 말했다.금통위 금리결정은 동결 전망이 우세하고 옵션만기도 프로그램 매물 출회에 따른 낙폭 확대 가능성이 크지 않아 중립적 이슈로 예상했다.

하지만 중국 경제지표와 남유럽 일부 국가의 재정위기 문제를 다룰 EU 특별정상회의는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소비자물가는 전월의 1.9%에서 소폭 상승한 2.1%가 전망되고 있고, 부동산가격도 과열을 억제하기 위한 각종 긴축 조치가 이어져 왔던 점을 감안하면 두 지표 모두 추가 긴축 가능성을 재부각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주식시장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EU 특별정상회의에서 그리스 지원에 대한 합의점이 도출될 경우 시장에는 어느 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하지만 각국의 이해관계가 다양한 EU 내에서 근본적인 재정관련 해결책이 나오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악재들의 근본적인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의 실마리를 보이기 전까지는 반등 시 비중 축소 및 방어적 포트폴리오 구성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최근 하락기에 낙폭이 과도한 업종 중 올 1분기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기대되는 안정적인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동양종금증권 "200일선 재일탈 시 1410까지 밀릴 수도"

동양종금증권은 코스피 지수가 200일 이동평균선을 다시 이탈하면 조정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기술적으로 봤을 때 1410선 수준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정인지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8일 코스피는 200일 이평선을 하향 이탈하고 다음날 다시 회복했다"며 "반등 시도에 나선 점은 긍정적이지만 과거 200일 이평선 이탈 이후의 시장 흐름은 그리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200일 이평선을 하향 이탈할 경우 200일 이평선 이격도가 약 90%가 되는 수준까지 하락한 후 단기 저점이 형성되는 모습이었다"고 밝혔다.

현재 200일 이평선이 1558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다시 200일 이평선을 이탈할 경우 1410선 수준에서 단기 저점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정 애널리스트는 "단기 저점 형성 후 반등하더라도 200일 이평선을 다시 회복하는데 3~4개월이 소요되거나 200일 이평선 회복에 실패하고 중기 이상의 추세 반전으로 진행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풀이했다.

그는 "200일 이평선이 지지되면 단기 반등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다시 200일 이평선을 이탈하면 빠른 속도로 조정폭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한양증권 "기술적 반등은 가능, 추세 전환은 글쎄"

한양증권은 국내 증시가 일시적인 투자심리 개선 및 수급불균형 해소로 기술적 반등을 할 가능성이 있지만 상승 추세로 전환하기에는 이르다고 내다봤다.

임동락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리스에 대한 금융지원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기대와 낙폭과다 인식이 기술적 반등을 이끌어냈지만 연속성을 담보할 만한 모멘텀이 부족한 상태"라고 판단했다.

반등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그리스 지원책 제시, 안전자산 선호 완화, 중국 긴축 강화 시그널 부재 등의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임 애널리스트는 "유럽 재정위기는 단기에 해결될 사안은 아니지만 유럽연합(EU) 특별 정상회의에서 자구책 마련과 금융지원 등의 구체적인 해결방안이 제시될 경우 안전자산 선호 완화와 투자심리 개선을 유도해 반등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이 보다 중요한 중국은 부동산가격과 물가지수가 위협적인 상황에서 추가적인 긴축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전반적으로 일시적인 투자심리 개선이나 수급불균형 해소 영향에 힘입어 기술적 반등은 가능하겠지만 상승추세로 전환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고 풀이했다.

◆ 현대증권 "남유럽 직격탄 佛·獨, 국내증시 시총비중 1%"

현대증권은 남유럽발(發) 재정위기로 한국 주식시장의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확산하고 있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밝혔다.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포르투갈·아일랜드·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PIIGS)에 대한 리스크 노출도가 큰 프랑스와 독일의 국내증시 보유 시가총액은 9조원으로, 국내증시 전체 시총대비 1%에 불과해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이 국내증시의 외국인 보유시총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4%로 큰 상황이지만 'PIIGS'에 대한 리스크 노출도는 독일·프랑스 대비 크지 않아 자금 회수 우려도 그 만큼 낮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조세회피지역의 경우도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과잉회수가 이미 있었던 만큼 추가적인 회수여력이 크
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유 연구원은 "지난해 동유럽 사태 당시에도 한국을 포함한 이머징 시장에서 일시적으로 자금이 이탈되면서 선진유럽국가에서의 대출회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관련 국가들의 국내 시총 비중 등을 고려하면 선진유럽 국가들의 대출회수와 이에 따른 국내증시의 외국인 매도는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 신한금융투자 "국내증시, 외국인에 달렸다"

신한금융투자는 국내증시의 방향성은 여전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각에 달려있다면서 다만 부정적으로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전날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이 3일연속 순매도 행진을 멈추고 매수 우위로 방향을 틀었다"면서 "지수의 하락 추세전환이 이뤄질 경우 상당기간 외국인이 연속 순매도 행보를 보인다는 점에서 불안감을 다소 덜어 줬다"고 평가했다.

결국 지수의 탄력적인 반등은 외국인 매수세에 달려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남유럽 일부 국가의 재정위기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될 경우 추가적인 반등이 이어질 것"이라며 "탄력적인 반등의 정도는 외국인 투자자가 얼마나 공격적으로 매수세를 펼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리스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될 경우는 해운주와 조선주에 대한 단기접근이 가능하다"며 "그리스에 세계적인 해운사가 운집해 있고 선박과 연관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KT와 한국전력은 외국인과 프로그램 매물이 확대될 때 저가 매수에 나선다면 이후 단기시세를 거둘 수도 있고, 테마주의 경우는 당국의 정책의지가 강력하게 반영된 테마 중심의 제한적인 대응이 유리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