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동부 또 '눈폭탄'…연방정부ㆍ유엔도 문닫아

누적 적설량 111년만에 최대
12일 워싱턴ㆍ뉴욕행은 정상 운항
미국 북동부 지역이 지난 주말에 이어 9일과 10일 2차 눈폭탄 세례를 맞고 도시 기능이 다시 마비됐다. 워싱턴DC는 덜레스국제공항과 레이건공항의 항공기 이 · 착륙이 중단됐다. 미국 동부지역에 취항하는 국내 항공편도 운항에 차질을 빚었다.

미 국립기상청은 10일 오후 10시 현재 강풍을 동반한 눈보라로 워싱턴에 최고 14인치(35㎝),메릴랜드 24인치(61㎝),펜실베이니아 27.5인치(70㎝),뉴저지 17.5인치(44㎝),뉴욕 12.5인치(32㎝)의 적설량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워싱턴에 있는 연방정부는 11일에도 문을 닫기로 했다. 지난 8일부터 나흘째다. 미 인사관리처(OPM)는 연방정부가 문을 닫을 경우 기회비용과 생산성 손실이 하루 1억달러에 달해 총 손실액이 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워싱턴의 올 겨울 누적 적설량은 54.9인치(139㎝)로 1898년 말~1899년 초 사이의 54.4인치(138㎝)를 111년 만에 갈아치웠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폭설로 인한 인명 피해만 20명에 달할 것으로 보도했다.

버지니아주와 워싱턴 시내에 위치한 덜레스와 레이건국제공항은 10일 하룻동안 폐쇄됐으며 적설량에 따라 11일 운항 재개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워싱턴 일대 대부분 학교는 11~12일까지 휴교 조치를 연장했고 기업체와 상점 등의 휴무도 이어지고 있다. 관공서가 문을 닫으면서 상무부가 11일 내놓을 예정이던 작년 12월 소매판매 실적 등 일부 경제지표 발표도 연기됐다. 뉴욕과 뉴저지 일대도 폭설로 큰 혼란을 겪었다. 상당수 기업들이 휴무 또는 재택근무를 실시했다. 뉴저지 잉글우드클리프에 있는 소비재 회사인 유니레버는 미국 본사의 문을 닫았고 회계법인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는 세금 신고 준비기간인 데도 직원들로 하여금 뉴욕 회사에 출근하지 말 것을 권했다. 라가디아와 JFK 등 공항의 항공기 운항은 대부분 취소됐다. 유엔본부도 이날 하루 문을 닫았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미국을 오가는 국내 항공편도 운항이 취소되거나 지연되는 불편을 겪었다. 10일 오전11시50분(한국시간 11일 밤 1시50분) 워싱턴을 출발해 인천으로 들어오는 대한항공 항공편이 결항되고 이날 오전11시(한국시간) 뉴욕행 비행기는 1시간40분가량 지연됐다. 아시아나항공의 뉴욕 시카고행 항공편은 2시간 정도 지연됐으나 결항은 없었다. 두 항공사는 현지 공항 사정에 따라 변경이 있을 수 있으나 12일에는 정상 운항할 예정이다.

뉴욕=이익원/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