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물유통公 '한국판 카길'로

2011년 美에 국제곡물회사 설립
농수산물유통공사(aT)가 미국 카길(Cargill)과 같은 국제메이저 곡물기업으로 변신을 꾀한다.

aT는 11일 이 같은 내용의 '조직 개혁방안'을 발표했다. 허훈무 aT 기획실장은 "그동안 국내 농수산 업체들의 해외수출을 지원하는 역할에서 앞으로는 해외 곡물시장을 개척하고 대규모로 농산물을 수출하는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aT는 이를 위해 내년에 세계 최대 곡물시장인 미국에 현지 법인 형태의 '국제곡물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 회사를 통해 미국 현지 농장에서 콩,밀,옥수수 등 곡물을 사들이거나 계약재배를 통해 곡물을 확보하고 이를 국내로 들여오거나 해외 식품가공회사 등에 판매한다는 전략이다.

또 곡물을 저장 · 선별 · 유통하는 설비인 '엘리베이터' 1~2개를 지분 참여나 인수합병(M&A)을 통해 확보해 미국 카길 등에 준하는 곡물메이저 기업으로 탈바꿈하기로 했다. aT는 국제곡물회사를 초기자본금 2000억원,인력 150명 정도로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또 곡물회사를 통해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등의 곡물을 확보해 2015년까지 국내 곡물수입량의 30%인 400만t을 국내로 들여온다는 목표도 세웠다.

aT는 곡물회사 설립과 함께 조직 체계도 종합상사형으로 바꾸기로 했다. 지금까지 국내 중소 농식품업체의 해외수출을 지원하는 것에서 앞으로는 민간 종합상사처럼 국내 농식품을 대량으로 해외에 내다팔고 외국의 대형 거래선을 확보하는 쪽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내 주요 농식품 품목별 대표조직과 재배 · 납품계약을 맺고 물량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6개국 9개 사무소'에 불과한 해외조직을 2015년까지 '16개국 30개 사무소'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