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Ⅱ시승기] 좌석 공간 5cm 넓히고 회전형으로…'역주행 피로'없애

외형 '산천어' 이미지 형상화…DMB·무선인터넷 '척척'
알루미늄 합금으로 무게 줄여

"좌석 간격이 상당히 넓어진 것 같네요"(고객 시승단 대표)

"KTX-Ⅱ의 좌석 간격은 국제선 비행기보다 14㎝ 이상 넓습니다. "(코레일 관계자)코레일(한국철도공사)은 다음 달 2일 국내 순수기술(국산화율 87%)로 만든 KTX-Ⅱ의 본격 운행을 앞두고 11일 고객 대표,동호회 회원 등 150명을 초청해 서울과 대전을 오가는 시승행사를 가졌다.

오전 10시45분 서울역 승강장에 위용을 드러낸 KTX-Ⅱ는 한눈에 보기에도 날렵해 보였다.

알루미늄 합금으로 제작해 중량을 크게 줄인 데다 공기 저항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유선형으로 디자인했다. 양광열 코레일 홍보팀장은 "외형 디자인은 쏟아지는 폭포수 물살을 힘차게 솟구쳐 오르는 우리나라 토종 '산천어(山川漁)' 이미지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KTX에 비해 내부 시스템과 성능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모든 좌석(10량,363석)을 회전형으로 바꿔 역방향 좌석의 불편함을 없앴다.

또 일반석의 좌석 간 간격도 98㎝로 기존 KTX(93㎝)보다 5㎝ 넓어졌다. 국내 항공사들이 운영하는 국제선 일반석 간격 83.3㎝보다 무려 14㎝ 이상 개인공간이 넓다. 특실 좌석 간격은 기존 112㎝를 유지했다.

일반실 앞뒤 좌석과 특실의 모든 좌석에 DMB 수신설비가 설치돼 있고,무선 인터넷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기존 KTX는 특실의 경우 무선 인터넷 사용이 무료지만 일반석의 경우 30분당 1000원,30분 초과 시 2000원의 사용료를 내야 한다.

특히 자체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4호 객차에는 세련된 분위기에서 간단한 식음료를 즐길 수 있는 스낵바와 비즈니스실(4인용 테이블,16석) 등 기존 KTX에는 없는 편의시설을 갖췄다. 비즈니스실은 비즈니스맨이나 가족 등 소규모 단체 여행객을 위한 공간이다. 객실 내 소음도 줄었다. 38㎜ 4겹의 복층 유리가 외부 소음을 차단해 터널을 달리는 열차 객실 안이 한결 조용했다.

KTX-Ⅱ는 차량 밑 설비를 분리할 수 없어 20량을 한 단위로 운행하던 기존 KTX와 달리 10량 편성이 기본이다. 승객이 많으면 20량,적으면 10량으로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고객 대표로 탑승한 김모씨(33)는 "내부 대형 LCD나 장애인 화장실 공간이 넓어지는 등 승객의 눈높이를 맞추려는 노력이 느껴진다"며 "요금이 어느 정도일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코레일 측은 "좌석 수 차이 등을 고려해 고객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수준에서 요금을 정하지만 당분간은 기존 KTX와 같은 요금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KTX-Ⅱ는 앞 좌석과의 공간을 넓히는 대신 좌석 수는 10량 기준으로 KTX보다 100석이 줄어든다. 그만큼 요금 인상 요인이 발생하는 셈이다.

오전 10시45분에 서울역을 출발한 열차는 1시간 만인 11시45분에 정확히 대전역에 도착했다. KTX-Ⅱ는 KTX와 같은 시속 300㎞의 속도로 운행한다.

KTX-Ⅱ는 다음 달 2일부터 6편성이 경부선과 호남선에 우선 투입된다. 코레일은 올해 말까지 13편성,내년 상반기에 5편성을 추가로 도입해 전라선과 경전선 등에도 운행할 계획이다. KTX-Ⅱ 열차표는 23일부터 코레일 홈페이지(www.korail.com)와 전국 철도역에서 예매할 수 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