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쉬어가는 글로벌 증시…"투자도 쉬자"

코스피 지수가 전일 미국 증시 반등에도 불구하고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다음주 주요국 증시가 줄줄이 휴장을 앞두고 있어 본격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당분간 관망하는 전략도 생각해봄직하다.

12일 오전 코스피 지수는 1% 이상 하락하며 장중 1580선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설날 연휴를 앞둔 관망세에 프로그램 매물 부담이 겹친 영향이 크다.

글로벌 악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 증시들이 다음주 일제히 휴장할 예정이어서 투자자들이 보수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증시는 15일 설날 연휴로 휴장하며, 중국 증시도 15일부터 19일까지 한주간 쉰다. 이 밖에 대만이 12일부터 19일까지, 홍콩은 15일부터 이틀간 휴장한다. 미국 역시 16일 대통령의 날을 기념해 장을 쉰다.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증시 휴장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보이며 저가매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 않다"며 "관망세 속 프로그램 매물이 늘어나고 있어 지수에 부정적인 영향력이 확대됐다"고 풀이했다.

현재 코스피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는 수급주체는 사실상 프로그램인 것으로 추정된다. 외국인은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개인이 순매수하고 있고, 기관 역시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현·선물간 가격 차이를 이용한 프로그램 차익거래가 매도세를 강화하면서 전체 프로그램 매도 규모가 장 초반부터 4000억원 가까이 확대되고 있다.이 같은 프로그램의 움직임은 전날 2월 옵션만기일 물량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날 마감 동시호가에서 비차익거래로 들어온 2100억원 이상의 매수 물량이 베이시스 악화로 인해 이날 다시 매물화돼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호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날 선물 시장에서 외국인이 매도라는 확실한 방향성을 나타내면서 장중 베이시스가 -1 밑으로 떨어질 정도로 악화된 상태"라며 "전날 베이시스가 0.3까지 상승하면서 들어왔던 물량들이 다시 빠져나가고 있다"고 판단했다.외국인은 이날 지수선물 시장에서 5000계약 가까운 순매도를 나타내며 지수선물 하락과 그에 따른 베이시스 악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진 상태에서 설날 연휴를 앞두고 하락 리스크가 더 크다고 판단한 외국인들이 매도로 대응하고 있는 듯하다"고 풀이했다.

따라서 국내 증시가 상승 전환하기 위해서는 외국인들의 시각 변화가 중요해보이지만, 쉽게 긍정적으로 돌아설 것 같지 않다.

최근 외국인들은 현물 시장에서는 혼조세, 선물 시장에서는 매도세로 대응하고 있다.

황빈아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4대 글로벌 증시의 2월 첫째주 자금 동향을 보면 국내 증시에서 15억8000만달러가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외국계 한국관련 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나타나고 있어 추가적인 순매수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황 애널리스트는 "유럽 재정위기나 중국 긴축정책 등 기존의 악재들이 다소 완화는 됐지만 해소된 것은 아니다"라며 "기존 악재의 여진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성급하게 매수하기보다는 등락 장세를 이용해 낙폭과대주에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해보인다"고 조언했다.이선엽 애널리스트는 "현재 주식을 들고 있는 투자자들은 새로운 변화를 주지 말고 관망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며 "다음주 휴장 이후에 새판을 짠다는 각오로 당분간 중립적으로 유지하는 게 바람직해보인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