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회사 평판·경영진 능력 먼저 봐야

● 스팩 고를때 유의사항
투자할 스팩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볼 부분은 설립 회사의 평판과 경영진의 능력이다. 얼마나 좋은 업체를 물색해 합병을 성사시키느냐에 따라 스팩 주가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대우 그린코리아를 비롯해 대부분의 스팩이 녹색성장 기업을 주요 합병 대상으로 삼고 있어 M&A 역량에 따라 투자 수익률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스팩들은 대부분 경영진에 M&A 전문가를 포진시키고 있다. 그린코리아 스팩은 김재실 전 산은캐피탈 대표가 회장을 맡았고 지성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가 대표이사를 겸직한다. 동양밸류오션은 박순화 전 산업은행 투자금융실장을 대표로 앉혔다.

또 골드만삭스를 거친 IB(투자은행업) 전문가 호바트 엡스타인 동양종금증권 부사장을 이사로 선임했다. 미래에셋 스팩은 안재홍 티에스윤파트너스 상임고문,현대PwC는 신호주 전 코스닥증권시장 사장을 간판으로 내세웠다.

일반 공모 투자 때처럼 공모가격을 비교하는 것은 기본이다. 공모가격은 통상 액면가보다 2~3배 높게 책정된다. 스팩 발기 주주들에게 프리미엄을 부여하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스팩 경영진에 따라 10배가량의 프리미엄이 붙기도 한다. 경영진이 유능할수록 성공 가능성이 높지만 과도한 프리미엄은 투자자들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공모자금 예치비율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스팩은 최소 90% 이상을 별도 예치토록 하는 의무 규정이 있는데 스팩마다 예치비율이 다르다. 대우 그린코리아의 예치비율은 96%,미래에셋 1호는 95%다. 예치비율이 높으면 합병이 무산되더라도 이자를 포함해 본전에 가깝거나 원금보다 많은 금액을 되돌려받을 수 있다.

설립 자본금과 전환사채(CB) 발행 규모도 따져봐야 한다. 설립 자본금이 크면 액면가에 주식을 받은 발기 주주들이 많아 주가 희석 요인이 될 수 있다. 합병 성사 이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CB 또한 발행 규모가 클수록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발기 주주 구성도 살펴볼 만한 대목이다. 기관투자가들이 많이 참여한 스팩일수록 성공 기대가 높다는 것을 방증한다. 대우 그린코리아의 경우 대우증권 산업은행 사학연금 IMM인베스트먼트 그린손해보험 IBK캐피탈 등 국내 기관과 영국 헤지펀드인 애로그래스 등이 투자했다. 동양밸류오션에는 과학기술인공제회 매지링크 아주IB투자 KT캐피탈 등이 참여하고 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