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진의 투자클리닉] 주식·채권·부동산 자산배분 조정을

최근 글로벌 증시가 악재들의 동시 출현으로 조정을 받고 있다. 악재는 '중국긴축+미국 은행규제 리스크 증가+유럽주변국 국가 리스크 확대' 등으로 요약된다. 이런 가운데 주식시장에서는 더 떨어질 것이라는 비관론과 불확실성 제거로 곧 상승반전해 더 높이 오를 것이라는 낙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직업상 많은 자산 관련 컨설팅을 실시해 본 결과 대한민국 중산층 가구의 재산은 거주하고 있는 집 한 채가 전부인 경우가 많다. 원인은 집값의 상승률이 다른 자산의 상승률보다 역사적으로 높았기 때문이다. 대출을 받아 무엇보다 집을 먼저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얘기다. 하지만 부자들의 상황은 다르다. 매년 메릴린치가 내는 부자보고서에 따르면 주거지를 제외한 재산의 합이 300만달러 이상인 부자들의 2010년 예상 자산배분은 주식 28%,채권 30%,현금 및 예금 20%,부동산 15%,대안투자 7% 등으로 자산 간 쏠림현상 없이 잘 분산돼 있다.

특이한 점은 우리나라 부자들의 자산배분 2010년 예상치도 이와 비슷하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부자들의 자산별 투자비중은 주식 18%,채권 18%,현금 및 예금 21%,부동산 38%,대안투자 5% 등이다. 우리나라 부자들의 부동산 비중도 생각보다 높지 않으며 잘 분배돼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자산배분은 버블이 형성된 자산의 절대금액이 저절로 줄어들고 저평가된 자산이 늘어나는 효과를 낸다. 예컨대 주식비중을 일정하게 가져가는 자산배분 전략에서는 주가의 하락은 주식비중이 낮아지는 결과를 초래하는데 이런 자산배분 전략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원래 주식비중을 유지해야 한다. 즉 다른 자산을 매각해 주식자산을 추가로 매수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결국 저평가된 자산으로의 지속적인 자금이동이 이뤄진다. 서브프라임 사태 및 리먼 사태 속에서 자산배분 전략을 실행했다면 위기가 오히려 기회로 다가왔을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최근 주가 하락이야말로 자산배분 전략을 시작하기에 좋은 기회다.

재산을 한 가지 자산으로 집중하는 것은 더 이상 합리적인 재산증식 방법이 아니다. 적절한 자산배분을 통해 투자의 기대수익률을 높이고 위험을 줄이는 것이 저성장 시대의 합리적 재테크다. 다양한 투자자산과 금융상품에 대해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 합리적 자산배분을 해둬야 주식시장의 변동성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발 쭉 뻗고 잠을 잘 수 있게 된다.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장 sj.oh@youfir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