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과열경기 잡기 '긴축 모드' 돌입

지준율 25일부터 0.5%P 인상
인민銀 "비상 통화정책 접기로"
중국 인민은행이 12일 은행 지급준비율을 올린 지 한 달 만에 0.5%포인트 인상하기로 한 것은 자산 버블 붕괴와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경제운용 원칙을 '긴축 모드'로 돌린 셈이다. 이번 조치는 25일부터 적용된다.

중국에서는 올 들어 은행의 대출 증가세가 잡히지 않고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등 경기 과열 조짐을 보여왔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인민은행이 금리 인상 등 본격적인 출구 전략을 쓸 것으로 예상해 왔다. 인민은행이 지준율을 한 달 새 두 번이나 올린 것은 출구 전략을 본격화하기 위한 예비조치의 성격이 강하다. 공상은행의 루정웨이 이코노미스트는 "막대한 자금이 올해도 계속해서 시장으로 흘러들고 있다"며 "인민은행은 인플레이션이 가속화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통화를 흡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정확히 한 달 전인 지난달 12일 2008년 6월 이후 처음으로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올렸다.

중국의 대출 증가세와 부동산 가격 상승세는 올 들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1월 은행들의 신규 대출은 전달의 3배 이상인 1조3900억위안에 달했다. 대출이 늘어난 데다 70개 주요 도시의 1월 부동산 가격이 2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인 9.5% 상승하면서 자산 거품 우려가 커져 왔다. 이에 따라 중국 금융당국은 지난달 중순부터 대출이 과도하게 늘어난 일부 은행에 대해 징벌성 지급준비율 인상 조치를 취하는 등 고강도 대출 억제에 나서기 시작했다. 공상은행의 경우 최근 적정 자본을 갖추지 못한 부동산 개발업체에 대한 대출을 중단하고 주택이나 땅을 사재기하는 부동산 업체에 대해서는 자금 회수에 들어간 상태다.

전날 인민은행은 "통화 상황을 위기 대응 상태에서 평상 수준으로 점차 회복시키겠다"고 밝혔다. 경기 회복을 위해 취한 비상 통화정책을 거둬들이는 출구 전략을 본격 시사한 것이다. 12일 상하이증권보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지난해 4분기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적당히 느슨한 통화정책을 지속하겠다"면서도 "올해 경제성장과 물가 변동,국내외 시장 유동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인민은행이 점진적인 출구 전략을 시사한 것으로 분석했으며,다우존스는 통화정책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분명한 신호라고 해석했다.

인민은행은 또 주요 선진국들이 출구 전략에 들어가면 이머징마켓으로 흘러오던 글로벌 자금 흐름이 역류해 이머징마켓 자산가격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며 출구 전략의 공조를 강조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앞서 주민 인민은행 부총재는 지난달 다보스포럼에서 "세계가 출구 전략에 들어갈 준비를 하면 중국도 유동성과 환율 문제를 포함한 다양한 이슈들과 관련해 준비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인민은행은 보고서에서 다양한 통화수단을 종합적으로 운용해 유동성 관리를 강화하겠다며 신규 프로젝트에 대한 대출을 엄격히 통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총통화량(M2) 증가율 목표치로는 17%를 제시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