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폭설사태 위너는 '기상청'…시간대별 족집게 예보

"다음주 3차 눈폭탄 올 듯"
"기상청,CBS방송,공동체 정신…."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동부지역 일대를 강타한 사상 초유의 폭설에서도 이들이 승자(winner)로 남았다고 1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번 폭설 사태를 시간대별로 정확하게 예보한 미 기상청이야말로 최대의 승자라고 소개했다.미 기상청은 지난주 첫 번째 폭설의 시작과 종료 시점,강설량을 정확히 맞힌 데 이어 이번 주 2차 폭설 때는 "1차 대설 때보다 강설량은 적지만 강풍을 동반할 것"이라고 또다시 정확히 예보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데 기여했다. WP는 "기상예보관들은 이번 폭설을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예측해서 지역민들에게 미리 알려줬다"며 "예보관들의 엉터리 예보를 주제로 한 오랜 농담들은 이제 사라질 때가 됐다"고 평가했다.

주민들 간 '공동체 정신'도 이번 폭설 사태 속에서 승자로 빛났다. 특히 지난 9일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카운티에선 한 임신부가 출산이 임박하자 6~7명의 이웃 주민들이 한꺼번에 나와 수백 미터에 달하는 주택가 진입로의 눈을 치워 병원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도록 했다고 WP는 전했다.

지난 7일 미식축구 챔피언 결정전인 슈퍼볼을 독점 중계한 CBS도 승자 반열에서 빼놓을 수 없다. 폭설이 시청률을 올리는 데 '1등 공신' 역할을 톡톡히 했기 때문이다. 반면 이번 폭설의 최대 패자(loser)로는 정치인들과 교통당국이 꼽혔다. 워싱턴DC에 있는 연방정부와 의회가 폭설로 업무를 중단하며 비상 사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정치인들의 무기력함을 드러냈고,도로와 철도 공항 기능이 마비되면서 주민들의 발이 꽁꽁 묶였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프레지던트 데이' 공휴일인 오는 15일 워싱턴DC를 비롯해 버지니아,메릴랜드주에 또 눈이 올 것으로 예보돼 3차 눈폭탄이 닥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