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창] 발칸의 동쪽 주목해야할 까닭

올해 안에 한 · EU(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될 예정이다. 중국에 이어 우리의 제2 수출시장인 EU를 공략하려면 우선 불가리아 등이 있는 발칸산맥 지역을 정복해야 한다.

불가리아는 2007년 EU에 가입했는데 루마니아,터키,그리스,마케도니아,우크라이나 등과 인접해 흑해를 끼고 있다. 러시아의 천연가스 파이프 라인이 관통해 서유럽으로 연결되는 지리적 요충지이기도 하다. 불가리아는 EU에서 인건비가 싼 곳이다. 인건비가 오를 대로 오른 헝가리나 폴란드,체코와 달리 진출할 이점이 충분하다. 10여년 전 대우가 야심차게 진출했다가 외환위기로 물러난 바 있지만 최근 몇 년간 한국기업들의 진출이 점차 잇따르고 있다. 2007년에 진출한 현대중공업은 올해 1억달러 규모의 변압기와 중전기 제품을 생산해 동유럽국가에 수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STX중공업은 시멘트공장 인수를 위해 투자조건 등을 협의하고 있다.

또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 시내를 달리는 택시의 절반이 현대차와 기아차다. 도요타자동차가 전 세계적으로 리콜 소동을 벌이는 이때 한국산 자동차는 상대적으로 값싸고 안전한 차로 인식되며 불가리아 전역을 달리고 있다. 한국산 자동차와 전자제품은 독일산보다 싸고,중국산보다 품질이 우수한 제품으로 통한다.

최근 영국 옥스퍼드대학과 시스코가 66개국을 대상으로 초고속 인터넷망 수준을 공동 조사한 결과 한국이 1위,불가리아가 5위를 기록했다. 우리 정부는 소피아에 한 · 불가리아 IT협력센터를 만들어 불가리아 정보통신 인프라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또 불가리아에서 오는 5월 대규모 의료기기 전시회가 개최될 예정인데 지식경제부의 지원으로 12개의 한국 업체가 참가할 예정이다. 수교 20주년을 계기로 문화체육관광부도 소피아에서 대규모 문화교류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도 문화유물전시회를 열어 한국문화 알리기에 나설 예정이다. 소피아대학 한국어학과는 매년 수십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는데'만다라''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등의 한국 문학작품들도 불가리아어로 번역돼 출간되고 있다. 올해는 동유럽 발칸산맥의 중심인 불가리아를 적극 공략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전비호 < 駐불가리아 대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