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입사 후 이렇게 바쁜 적은 없었어요"

부산시 강서구 뉴SM5 조립공장 르포
"뛰어다니면서 일하는 거 보이세요? 입사 이후 이렇게 바쁜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

설 연휴를 앞둔 지난 12일 오전 부산시 강서구의 르노삼성자동차 부산 조립공장.이곳에 들어서니 기름 냄새와 땀 냄새가 물씬 풍겨났다. 입사 10년째라는 이명준 선임은 "밀려오는 예약 물량을 맞추기 위해 시간당 55대 생산하던 것을 최근 60대로 늘리면서 생산에 피치를 올리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차 SM3에 이어 지난달 출시한 SM5의 대박행진 덕택에 생산라인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철판이 프레스된 뒤 조립→도장→테스트 등의 순서로 공장 바닥에 설치된 자동이동라인을 따라 물흐르듯 진행되고 있었다. 이름을 바꿔 수출용으로 나가고 있는 'KOLEOS'도 점검을 마치고 대기하고 있었다.

조립의 마지막 테스트 과정인 검사와 수정 라인에선 35명의 직원들이 한 팀을 이뤄 기계와 램프,전기장치 등의 기능 점검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조립팀 안전보안담당 김홍식 기장은 "공장가동률이 98%로 사실상 100%나 마찬가지"라며 "계속 주문이 늘어 공장가동 횟수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르노삼성차는 2009년 창사 이래 최대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1월에도 내수 1만4004대,수출 4672대 등 총 1만8676대를 팔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6% 신장한 수치다. 지난해 출시된 SM3에 이어 지난달 18일 모습을 드러낸 SM5가 기대 이상의 인기몰이를 하고 있어서다. 출시 첫날 르노삼성 창사이래 단일차종으로 최대 일일 계약대수인 2012대를 기록했기 때문에 대박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다. 사전예약에 앞서 차량 외관과 내부 디자인을 공개했을 때만 해도 평가가 반반으로 갈렸지만 기우로 결말났다. 올해도 당분간 이 같은 호조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르노삼성차 공장 내에 위치한 신호지점 손반성 지점장은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지만 SM5는 지금 예약하면 석 달 정도,SM3는 한 달 반 정도 기다려야 한다"며 "올해도 전체 국내외 경기가 썩 좋지 않지만 주문량이 계속 밀려들어오는 것을 봐서 역대 판매 최고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와 비슷한 성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SM5의 인기 비결은 뛰어난 품질에다 경쟁차종보다 100만원 이상 싸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덕분이라고 르노삼성 측은 보고 있다. 여기에다 안전과 편의장치가 한층 알차졌고,실내공간이 넓어진 데다 내구성이 뛰어나다는 입소문도 초반 인기를 끄는 데 한몫하고 있다. 한 라인에서 모든 차종을 만들 수 있는 혼류라인 생산체제도 이 회사가 내세우는 장점.르노삼성차 한 직원은 "구모델과 신모델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어 고객의 다양한 기호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주문 예약이 밀리자 부산공장은 잔업을 실시 중이다. 현재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근무하는 주간조와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근무하는 야간조 등 주 · 야간 근무시간을 한 시간씩 늘렸다. 수요가 상반기 내내 꾸준히 늘면 3교대 근무제도 검토 중이다. 3교대가 도입되면 현재의 연 24만대 생산체제는 30만대로 늘어난다.

르노삼성차의 활기는 일자리도 만들고 있다. 세계 최고의 인기차를 만든다는 목표를 세우고,연구인력도 올해 30명을 뽑았다. 직업전문훈련생도 수십명을 충원키로 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합리적인 가격에다 최적의 효율성을 갖춘 차를 만드는 데 역량을 집중시킨 전략이 맞아떨어지고 있다"며 "올해는 르노삼성차가 국내시장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고 본격적인 수출시장에 뛰어드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