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판지업계, 원료 못구해 생산 차질

폐지 부족…박스 제조업체도 타격
포장박스 원재료인 골판지 생산 및 박스 제조업체들의 조업 중단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골판지원지를 생산하는 수도권 및 지방의 대부분 업체가 원재료를 제대로 구하지 못해 가동률이 큰 폭으로 떨어지거나 조업을 중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골판지 원지로 박스를 만드는 포장박스업체들도 원재료를 제때 공급받지 못해 생산차질을 빚고 있다. 실제로 수도권 A,S 등 골판지원지 업체는 통상 매월 2일 정도 공장을 세우지만 올 들어서는 월 5~6일씩 가동을 멈추고 있다. A사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설연휴에도 공장을 돌렸다"며 "올해는 설연휴를 포함해 앞뒤로 하루씩 더 공장을 쉬었는데도 재고가 여전히 부족해 언제 재가동할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원지업체 관계자는 "그간 평균 15일 정도의 재고량을 유지해왔지만 요즘은 2일치도 안 된다"며 "공장 가동률이 지난해 1분기엔 90% 선이었으나 올 들어서 73% 선에 머물고 있어 이익도 반토막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골판지 원지의 원재료인 폐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업계는 겨울철 한파와 폭설로 폐지 수거가 잘 되지 않고 있는 데다 폐지 및 골판지 원지의 수출 증가 등이 겹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골판지원지의 수출량은 2008년 30만5000여t에서 지난해 35만2600여t으로 16% 늘었다. 같은 기간 폐지 수출은 14만7900t에서 16만3100t으로 약 10% 증가했다. 골판지포장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국산 폐지 가격은 올초 ㎏당 120원에서 꾸준히 상승해 현재 160원까지 올랐다. 이런 가운데 골판지 원지업체들은 골심지는 t당 35만5000원에서 42만원으로,라이너지는 t당 45만5000원에서 51만원으로 가격 인상을 통보,포장박스업체들은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김진무 골판지포장공업협동조합 전무는 "폐지 부족현상이 결국 포장박스업체에까지 영향을 미쳐 3~4월 농산물포장재 수요가 증가하는 시점에는 박스 공급 부족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